한국, 40도 ‘괴물폭염’ 머지않았는데...피해 연구조차 없어

입력 2023-07-20 17:12 수정 2023-07-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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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소강상태에 들어서자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거리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장마가 소강상태에 들어서자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거리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40도(℃)를 웃도는 ‘괴물폭염’이 지구촌을 강타했다. 한국도 여름기온 40도가 일상이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대비는 잰걸음 수준이다. 폭염경보 기준은 아직도 35도에 머물러 있고, 괴물폭염이 몰고 올 파급효과 관련 연구는 아예 전무하다. 생존을 위협할 수준의 극한폭염이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남부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낮 최고 기온은 19일째 43도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피닉스에서 올해 확인된 폭염 사망자만 18명에 달한다. 지난달 일부 지역 최고 기온이 43.5도를 터치한 인도에서는 약 17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병원에 실려 갔다. 지난해 40도를 줄줄이 돌파한 유럽 남부 5개국에서는 일주일 새 1만63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괴물폭염’은 남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 어느 곳보다 기온 상승 속도가 빠른 한반도도 한여름 기온이 40도가 넘는 날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최고 기온은 2015년 38.7도(의성), 2016년 39.6도(영천), 2017년 39.7도(경주), 2018년 41도(홍천), 2019년 37.6도(의성), 2020년 37.8도(양산), 2021년 38.3도(의령), 2022년 37.9도(포항)로 나타났다. 채여라 한국환경연구원 박사는 “당장 올해 열파현상까지 가세할 경우 40도 돌파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급박한 데도 경각심은 현저히 떨어진다. 한국의 현재 폭염경보 기준은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연속 이어지는 경우다. 2020년 하루 최고 기온에서 체감온도로 바뀐 후 그대로다.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생존을 위협하는 ‘한계’ 온도가 임박했다는 지적에도 대응이 한참 뒤떨어져 있는 것이다.

대책 마련을 위한 예측 및 분석 자체가 메말랐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는 36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40도가 일상화됐을 때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연구 자체가 전무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이 역대 최악의 폭염을 경험한 2018년 당시 온열질환자 수는 48명으로 급증했다. 폭염이 한 달가량 지속된 결과로, 괴물폭염의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채 박사는 “지난해 유럽에서 기온이 40~50도에 이르자 철로와 아스팔트가 녹고 홍합, 불가사리 등이 대량 폐사했다”며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미래 변화를 상상하고 연구, 적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도 괴물폭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특히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취약계층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후위기는 빈곤층 등 약자에 미치는 피해가 더 심하다는 이유로 ‘불평등한 재난’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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