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BBC는 “한국에서 서울 신림역, 성남, 서현역 등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생한 흉기 난동과 잇따르는 모방 범죄 예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한국 사회에서 ‘묻지마 범죄’는 피해자와 개인적 연관성이 없거나 분명한 동기가 없는 낯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칭하는 말이라고 소개하며 ‘Mudjima’라고 표기했다. 매체는 ‘묻지마 범죄’라는 표현이 한국 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쓰여왔지만 경찰은 지난해 이를 ‘이상 동기 범죄’로 규정하면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체는 온라인상에서 ‘이제 한국이 아시아의 미국이 됐다’며 강력범죄율이 높은 미국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매우 안전한 나라라고 소개했다. 한국의 살인율은 인구 10만 명당 1.3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미국 살인율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BBC는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가 명시된 모방 범죄 예고 글이 전국에서 잇따르며 한국인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경찰은 이에 대응해 특별치안활동 작전을 실시해 경찰관 수천 명이 공공 장소에 파견됐다고 덧붙였다. BBC는 한국 매체 사설을 인용해 “치안 수준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런 폭력 범죄가 발생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신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아 폭행하는 ‘묻지마 폭행’ 사건이 전국에서 매 3건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이상동기범죄 대책’ 문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살인·폭행 사건 가운데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범행 동기로 파악된 사건은 64건, 제3자 대상 분풀이는 861건이었다.
전체 925건 가운데 폭행 사건은 모두 554건으로 사회적 적대감에서 비롯한 64건 가운데 단순 폭행이 38건(59.4%)으로 가장 많았다. 제3자 분풀이 사건 역시 단순폭행이 507건으로 58.9%를 차지했다. 모르는 사람에게 또는 길을 가다가 이유 없이 맞는 ‘묻지마 폭행’ 사건이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3.06건 발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