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재가입을 공식화했다. 다만 한경협이 약속한 싱크탱크(두뇌집단) 중심 경제단체의 역할에 맞지 않는 정경유착, 회비·기부금 부정사용 등의 행위가 발견될 시 즉각 탈퇴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22일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4개사는 구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속적인 요청을 받고, 수차례에 걸친 준법감시위원회의와 이사회의 신중한 논의를 거쳐 한경협으로의 흡수통합에 동의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경련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통합했다. 삼성 등 4대 그룹은 전경련을 탈퇴하면서도 한경연 회원사 자격은 유지했다.
그러나 한경연 회원사 중 하나였던 삼성증권은 불참을 결정했다. 삼성증권은 유일하게 준감위 협약사가 아닌 만큼 정경유착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회원 자격 승계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재가입 조건으로 준감위가 요구한 3가지 권고사항을 공개했다. 준감위는 앞으로 한경협 활동에서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정경 유착행위 △회비·기부금 등의 목적 외 부정한 사용 △법령·정관을 위반하는 불법행위 등이 발생하면 즉시 한경협을 탈퇴하라고 권고했다.
준감위는 삼성 관계사가 한경협에 회비를 낼 경우 위원회의 사전승인을 얻도록 했다. 또 특별회비 등 명칭을 불문하고 통상적인 회비 이외의 금원을 제공할 경우 사용 목적, 사용처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위원회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삼성이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에 탈퇴한 만큼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준감위는 관계사는 매년 한경협으로부터 연간 활동내용 및 결산내용 등에 대해 이를 통보받아 위원회에 보고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4곳과 현대차그룹의 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5곳, LG그룹의㈜LG·LG전자 등 2곳이 한경협에 합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