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증가분 80% 이상
“이자 부담 빠르게 증가…공짜 점심 끝났다”
한국, 가계부채 비율 101.7%…세계 4위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날 세계부채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부채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10조 달러 늘어난 307조 달러(약 40경8310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도 2년여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전 세계 GDP 대비 부채 비율은 336%로 연초 대비 2%포인트(p) 상승했다. 해당 비율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글로벌 명목 GDP 증가로 작년 말까지 7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부채 증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차입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 둔화, 기후변화에 대응하느라 정부 지출도 늘었다. 부채 증가분의 80% 이상이 선진국 시장에서 발생했으며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의 증가세가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채 급증이 국가, 기업, 가계의 지출과 투자 억제 요인으로 작용해 경제 성장과 주민 생활 수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엘메 티프틱 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국가가 이자 비용에 점점 더 큰 비용을 할애해야 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이는 국가 자금 조달 비용과 부채 역학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에드워드 파커 상무는 “이자 부담은 특히 선진국 시장에서 공공 재정과 국가 신용등급의 핵심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선진국의 이자 비용은 부채 수준 증가에도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명목상 변동이 없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이자 부담이 부채나 수입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제 공짜 점심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토드 마르티네스 피치 미주 평가팀 공동총괄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오랜만에 선진국보다 신흥국 시장이 더 개선된 추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선진국이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달리, 중국과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7%로 스위스, 호주, 캐나다에 이어 전 세계 네 번째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