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적 매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
스위스 지난해 이어 1위 차지…싱가포르 8위
“삼성·현대차 등 기업들이 한국 경쟁력 높여”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2023 세계 인재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네 계단 오른 34위를 차지했다. 종합 점수는 100점 만점에 61.96점을 받았다.
세계 인재 순위는 IMD가 전 세계 64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자국 인재에 대한 투자 적극성 △국내외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도 △자국 인재 능력 등 3가지를 고려해 산출한 지표다. 순위는 교육 관련 통계와 글로벌 기업 임원 약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집계된다.
한국은 특히 ‘근로자 동기 부여’(58위)와 ‘유능한 고위 관리자’(55위) 부문에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외국인 고급 인력 유치’(47위)와 ‘관리자의 국제 경험’(51위) 등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조사를 진행한 스위스가 지난해에 이어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7위였던 룩셈부르크가 다섯 계단 뛴 2위로 올랐다. 아이슬란드는 지난해와 같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에서 순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싱가포르로, 8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2005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순위인 43위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어학 능력과 고위 관리자의 국제 경험에 대한 낮은 평가가 일본 순위를 끌어내렸다”고 자평했다.
한편 IMD는 별도 보고서에서 한국의 높은 국가 경쟁력에도 주목했다. 지난해 한국은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8위를 차지했다. 디지털 혁신을 활용할 수 있는 준비 수준을 나타내는 ‘미래 준비도’ 항목에서는 덴마크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IMD는 “디지털 정신과 자본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IMD는 삼성·현대차와 같은 ‘국가 챔피언’ 기업이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또 반도체 분야에서의 차별화·전문화가 경쟁 우위 확보에 도움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글로벌 챔피언들과 광범위한 경제 환경은 전 세계 리더들에게 귀중한 교훈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IMD는 한국의 대기업 쏠림 현상과 중소기업 구인난을 지적했다. 또 실무 경험보다 지식에 기반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점도 꼬집었다. IMD는 “한국의 공공 부문은 민간의 속도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싱가포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