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가 16일 발표한 ‘제3차 빈 일자리 해소방안’에서 빈 일자리 대책을 업종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다. 업종·직종별 일자리 분포·비중이 지역마다 다르고, 전국 지표에선 인력 수급에 문제가 없는 업종도 특정 지역에선 큰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가 예시로 제시한 충북의 식료품 제조업과 반도체 부품업이 대표적이다.
다만, 인근지역 미취업자 활용, 외국인력 확대 등 세부 대책들은 임시방편 성격이 강하다.
단기 대책과 더불어 균형발전, 지방소멸 대응 등 거시적 관점의 고민이 필요하다.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화가 계속되면 비수도권 전역에 활용 가능한 인력이 준다. 제도·사회적으로 다문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된 상황에 모든 필요인력을 외국인으로 대체하기도 어렵다. 무작정 외국인력만 늘리면 한국 문화와 격리된 외국인 밀집지, 이른바 ‘문화 섬’만 늘어날 것이다. 현재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지방 기업들이 미래에는 경영난을 호소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다. 빈 일자리가 존재한단 건 기업들이 인력을 추가 채용해서라도 찍어내야 할 상품이 있단 의미고, 이는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뜻한다.
단기적으론 기업들의 인력난을 덜어주되, 장기적으로 지방 인구를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는 어느 한 분야의 대책만으로는 해결이 불가하다. 지역 내 산업·업종을 다변화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지방대 경쟁력을 높이면서 지역 내 산·학 협력을 강화해 청년층의 지역 이탈을 늦춰야 한다. 공동화한 도시 재생과 노후주택 리모델링, 교육·의료기관 등 필수 기반시설 공급, 문화·체육·여가 기반 확충, 도로·교통 개선 등도 필수적이다.
빈 일자리도 결국 지역 내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해 발생하는 일이다. 지방이 살면, 지방 기업들의 인력난도 일정 부분 해소될 거다. 범정부 차원에서 빈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건 분명 필요한 일이지만, 그게 전부가 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