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매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익 감소
신세계·현대百, ‘수장 교체’ 초강수…롯데 향후 인사 주목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 빅3가 3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추석 명절 성수기만으론 위축된 소비심리 돌파가 역부족이었다. 또 여름 날씨 장기화에 따른 가을 패션 상품 판매 부진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백화점업계는 복안으로 ‘수장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는 한편 점포 리뉴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530억 원, 7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31.8% 감소한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성적이 부진했다. 올 3분기 백화점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 줄어든 6043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1% 감소해 928억 원이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빠졌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5802억 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17.4% 감소한 798억 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 빅3의 부진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올해는 더운 날씨가 9월까지 이어져 가을·겨울 패션 상품이 부진했다. 코로나19 당시 품절 사태를 빚던 명품 수요는 엔데믹으로 수요가 꺾였다. 물가 상승에 따른 관리비·판촉비 증가도 백화점 3사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가 지속돼 주식·부동산 시장이 침체됐고 가처분소득도 줄어들며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업계는 타개책으로 ‘수장 교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신세계그룹은 9월 임원인사를 통해 기존 대표이사의 40%를 교체하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여기에는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신세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인사도 포함됐다.
이달 초 임원인사를 단행한 현대백화점그룹도 백화점 대표를 바꿨다. 정지영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지난 4년간 백화점 수장이던 김형종 대표가 물러난 만큼 현대백화점 변화·혁신 전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롯데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정기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어,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거취는 미정이다. 2022년 임원인사에서 순혈주의를 깨고 등용된 비(非)롯데맨, 김 부회장(홈플러스 출신)과 정 대표(신세계 출신)가 내년에도 자리를 지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백화점업계는 점포 리뉴얼에도 속도를 낸다. 신규 출점 제한 상황에서 기존 점포를 탈바꿈해 모객 효과를 누리겠다는 계산이다.
롯데백화점은 인천점과 수원점 등 점포 리뉴얼에 나선다.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건 4분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영패선 전문관을 리뉴얼한다.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 작업은 현재 1공구 착공이 들어간 상태다. 1공구 리뉴얼 오픈은 내년 상반기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식품관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연내 판교점의 디올 입점, 더 현대 서울의 루이비통 입점도 실적 만회 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