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암(癌) 치료 정보는 독(毒)…“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진료실에서 암환자들을 만나면 인터넷을 통해 부적절한 정보나,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최원영 대한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국립암센터 희귀암클리닉)은 22일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디지털 환경에서의 주요 암 정보의 신뢰성 분석’ 주제로 진행된 ‘제6회 항암치료의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러한 의견을 내놨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주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암환자들이 디지털 의료정보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종양내과학회와 항암요법연구회는 국내 발병률이 높은 7대암(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갑상선암)의 온라인정보 신뢰도를 판단하기 위해 데이터 마이닝과 토픽 모델링 기법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구글 검색 시 상위에 노출되는 게시글 919건이었다.
분석 결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암 치료 정보는 주로 블로그(96.0%)를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 치료 정보 혹은 암 투병 경험 관련 내용에 병원 홍보나 광고 내용을 같이 작성하는 ‘광고성 포스팅’은 분석 대상의 48.6%였다.
광고성 콘텐츠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게시자는 한방요양병원(26.8%)이었으며, 광고성 콘텐츠가 주요하게 게시되는 채널은 전체의 60.4%를 차지한 블로그였다. 여러 암 중에 광고성 포스팅 비율이 높은 암종은 유방암(65.3%), 대장암(55.2%), 위암(53.7%) 순이었고, 간암(33.3%), 췌장암(34.5%) 등은 광고성 콘텐츠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광고 콘텐츠 내 광고 비중을 살핀 결과, 콘텐츠의 절반 이상이 광고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각 암종 별로 살펴보면 유방암(83.2%), 폐암(81.0%), 전립선암(77.6%), 위암(62.1%), 대장암(69.0%), 간암(56.6%), 췌장암(52.4%) 순으로 분석됐다.
최 위원은 “최근 암환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암 정보 및 치료 관련 정보를 찾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암 관련 정보의 신뢰도는 더 중요해졌다.며 “하지만 광고성 콘텐츠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환우들이 스스로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암 정보의 신뢰도를 파악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온라인에서 잘못된 암 정보가 제공되는 현상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임주한 대한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은 “SNS가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상에 승인받지 않은 암 진단법과 치료법이 퍼지게 됐다”며 “환자들이 잘못된 정보로 인해 겪을 피해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홍보위원은 “정부나 학회 등 검증된 출처에서 나온 정보인지 확인하고, 글을 작성한 사람과 의견을 제시한 출처가 어디인지 살펴보는 게 좋다”며 “최근 5년 내 업데이트된 내용인지 시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모든 환자에게 치료 반응이 다르고,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의료진이 아닌 사람에게 치료법이나 약을 추천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안중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잘못된 정보로 환자가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어, 결국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암환자들은 부정확한 온라인 정보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암 치료에 대해서는 주치의와 꼭 상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양종양내과학회는 암과 관련한 온라인 상의 잘못된 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해 2017년부터 ‘항암치료의 날’을 제겅해 다양한 행사와 대국민 인식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