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시장이 미니노트북의 판매량이 상승으로 활기를 되찾은 가운데 반도체 업계도 앞다퉈 시장 공략에 나서며 새로운 경쟁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9일 인텔과 ARM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북이 전체 PC 시장의 20% 이상을 잠식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넷북은 올해 1분기에만 세계에서 600만대 이상이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6%나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성수기인 3~4분기를 감안 할 때 업계에서 예상하는 올해 4000만대 판매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저전력 CPU ‘아톰’을 탑재한 넷북은 무서운 기세로 기존 노트북 시장을 잠식하는 등 당분간 세트, 부품 업체의 수익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태세다.
현재로서는 거의 모든 넷북에서 아톰을 탑재하며 벌써부터 반도체 시장은 독과점 형태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휴대폰 칩 제조사인 ARM이 스마트폰의 진화형인 ‘스마트북’으로 인텔에 도전장을 내밀며 새로운 경쟁구도에 나섰다.
넷북과 스마트폰은 외관상으로 볼 때 같은 미니노트북으로 분류된다. 크기나 성능, 디자인까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보면, 넷북은 데스크톱에서부터 노트북, 서브노트북으로 이어지는 컴퓨터 계열이라면 스마트북은 2G, 3G,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휴대폰의 진화형이다.
또 컴퓨터의 두뇌로 불리는 CPU와 운영체제(OS)가 다르다. 넷북은 인텔의 아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XP를 탑재하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은 ARM의 코어텍스-A8, OS는 우분투와 리눅스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비교적 사용자가 익숙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계열의 넷북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이며, 스마트북은 리눅스를 사용하는 유럽에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컴퓨터와 휴대폰 영역 사라지나
결국 넷북과 스마트북은 PC와 휴대폰의 모호한 경계선에서 만나 영역파괴와 함께 각 사업자들의 신시장 창출로 인한 진입로에서 맞부딪치게 된 것이다.
현재 미니노트북 시장은 단연 넷북이 대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0월 출시한 10인치대 ‘NC10’ 모델이 월 평균 15만~20만대를 팔아치웠다. 최근 선보인 N310은 출시 한 달 만에 7000대가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넷북 시장은 야후, 구글 등 인터넷 사업자와 삼성전자, 도시바 등 기존 컴퓨터 제조사 등이 혼전 양상을 겪으며 시장의 포화 상태가 빠르게 진행될 우려도 낳고 있다.
반면 스마트북은 아직까지 국내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데다, 우분투와 리눅스의 호환성이 떨어져 넷북과 큰 차별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시장에 진입하기도 전에 사용자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위험요소가 있다.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퀄컴, 프리스케일반도체, TI, 국내 삼성전자 등이 프로세서 개발에 착수, 부품시장의 경쟁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1위 업체인 프리스케일반도체도 9일, 새로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북의 시제품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프리스케일의 i.MX515 프로세서는 9인치 디스플레이와 한번 충전 후 8시간의 배터리 사용이 가능해 저전력, 소형화를 표방하는 스마트북에 적합하다.
프리스케일반도체 조지 콴(George Kuan) 이사는 “스마트북은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 기존 노트북과 넷북 사이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제품”이라며 “ARM 기반의 스마트북 디바이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프리스케일의 프로세서가 새로운 시장을 발전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ABI 리서치는 지난해 스마트북 판매량이 1500만대에 불과 했지만, 오는 2013년에는 1억4000만대까지 판매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