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개학 앞두고 이틀 만 90여명 기간제 '무더기' 채용
지역 내 학교 모두가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전남이 늘봄 전담 인력을 4분의 1가량 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지역은 개학을 코앞에 두고 늘봄 전담 인력을 무더기로 급히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늘봄과 관련한 교사 업무가 늘어나는 올해 1학기 기간제교원을 선발해 늘봄학교에 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늘봄 참여율이 높은 지역에서 해당 교사 채용이 더뎌 결국 부족한 늘봄 전담 인력 공백은 교사가 메꾸는 등 교원이 기존 늘봄 업무를 떠맡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전남교육청이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늘봄 기간제교사 채용 현황’에 따르면 늘봄 기간제 채용 달성율은 76.6%로(지난달 26일 기준) 파악됐다. 전남은 425개교 지역 내 학교 모두 늘봄학교에 참여한다.
전남지역은 늘봄 기간제 교사수가 총 265명이 필요한 한편, 203명을 채용하면서 62명(23.4%)의 기간제교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전남지역은 소규모 학교가 많아서 (기간제 교사) 수요 배정자체가 적게 들어온 것 같다”면서 “기간제 교사 채용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학교 현장에선 기간제교사 채용이 어려운 인구 감소 지역에선 교원이 기존 늘봄 업무를 떠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속해서 나왔다.
김신안 전남교사노조 위원장은 "채용된 늘봄 기간제교사 대부분이 중등교사이거나 정년 퇴임한 교사들도 여럿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간제 교사가 취업을 위해서 늘봄 전담 업무를 했다가, 갑자기 못하겠다고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되면, 기존 업무를 맡은 교사들은 행정 업무 등 일이 두 배가 돼 학교가 아수라장이 된다"고 밝혔다.
개학을 코앞에 두고 이틀 만에 90여명의 늘봄 전담인력을 대거 채용한 지역도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8일 기준 늘봄 전담 인력 채용을 91.8%(895명) 달성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26일 기준 늘봄 기간제교사를 80% 정도 채용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틀 사이 90여 명의 기간제 교사를 추가 채용한 셈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2월 13일부터 공고가 나갔다. 이후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채용하고, 주변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보니 2차 채용부터 급격하게 채용률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채유경 경기교사노조 초등정책국장은 “개학을 앞두고 졸속으로 구인한 늘봄 기간제교사가 해당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고 주 10차시 내외 정규 수업을 교수할 수 있을지 보장하기 힘들다”며 “늘봄 기간제교사의 업무와 수업이 일반 교사들에게 부과되지 않도록 경기도교육청의 확실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민정 의원은 “교원 부담 경감을 위해 1학기 기간제교원 2250명을 선발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에도 늘봄학교 참여율이 높은 지역에서의 채용 부진 및 전담 인력 공백은 교사들 업무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4일부터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정규 수업 시간 전후인 오전 7시와 수업 종료 후인 오후 8시까지 희망하는 학생이 있다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돌봄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