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의료계 집단행동 사태, 출구전략은 없다

입력 2024-03-06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의·정 갈등이 법정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의협은 전공의 행정처분 시 정부와 크게 싸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에선 벌써 ‘출구전략’이 거론된다. 면허정지로 전공의 공백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의과대학생들의 휴학·유급으로 내년 이후 신규 전공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국민이 그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에서다. 출구전략론자들은 정부에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혼합진료 금지와 미용시술 자격 개선 등 의료계의 반발이 큰 일부 정책을 철회하고,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사법처분 절차를 중단하는 수준에서 타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출구전략이 먹힐 것이냐다. 정책을 축소·철회하면 의료계는 더 큰 요구를 꺼낼 것이다. 그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집단행동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선례도 있다. 2020년 의·정 합의에서 정부가 양보한 건 의료정책뿐 아니다. 의대 증원 등 의료정책 백지화에 더해 의협 간부 등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고,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시험 재응시 기회를 췄다. 특히 의사 국시 문제 해결 과정은 정부의 굴종이었다. 두 차례나 접수·시험일을 연기했는데도 응시대상의 85.9%가 시험을 거부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2021년 1월 추가로 재응시 기회를 줬다. 명목상으론 전공의 수급과 국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의대생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지만, 실제론 ‘제발 시험을 봐달라’고 읍소한 것과 다름없었다. 그제야 의대생들은 정부를 '용서'하고 시험을 치렀다. 정부와 싸움에서 완승한 의대생들은 현재 전공의가 돼 집단행동을 주도하고 있다.

2020년 상황이 그대로 반복된다는 전제로, 정부가 일부 정책을 축소·철회하는 선에서 중재안을 낸다면 의협과 전공의, 의대생들은 아예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폐기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다. 또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발생한 국민 피해에 대해 어떤 책임도 묻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의료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정부는 무엇도 할 수 없게 된다.

때로는 출구전략이 필요하지만, 그 출구에 늘 길이 있지는 않다. 때로는 출구가 낭떠러지일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투데이, 2026년 새해맞이 ‘다음채널·지면 구독’ 특별 이벤트
  •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 사직서 제출…향후 거취는?
  • 10만원이던 부산호텔 숙박료, BTS 공연직전 최대 75만원으로 올랐다
  • 트럼프 관세 90%, 결국 미국 기업ㆍ소비자가 떠안았다
  • 법원, '부산 돌려차기' 부실수사 인정…"국가 1500만원 배상하라"
  • 포켓몬, 아직도 '피카츄'만 아세요? [솔드아웃]
  • 李대통령, 스노보드金 최가온·쇼트트랙銅 임종언에 “진심 축하”
  • 금융위 “다주택자 대출 연장 실태 파악”⋯전금융권 점검회의
  • 오늘의 상승종목

  • 02.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0,928,000
    • +3.56%
    • 이더리움
    • 3,001,000
    • +5%
    • 비트코인 캐시
    • 829,000
    • +12.03%
    • 리플
    • 2,056
    • +2.59%
    • 솔라나
    • 123,500
    • +7.48%
    • 에이다
    • 399
    • +3.1%
    • 트론
    • 413
    • +0.49%
    • 스텔라루멘
    • 241
    • +4.78%
    • 비트코인에스브이
    • 24,610
    • +12.73%
    • 체인링크
    • 12,860
    • +4.13%
    • 샌드박스
    • 130
    • +5.6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