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퇴직자들 중 올 상반기에만 20명이 재취업했으며 이 중 90%가 민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금융위 2명, 금감원 18명 등 퇴직자 20명이 민간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나 감사 등 핵심보직으로 재취업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인 2004~2007년 한해 평균 재취업자 수가 16.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만에 평균치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즉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낙하산 부대'로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구체적인 재취업 현황을 보면, 재취업자 20명 중 18명(90%)이 민간 금융회사등에 재취업했다. 증권사가 10곳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사 2명, 은행 1명, 저축은행 1명, 선물회사 1명, 카드사 1명, 기타 4명이다.
기타로 분류된 회사들도 전자금융 관련 업체 등으로 금융감독 업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신 의원 측의 주장이다.
특히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올해 취업자의 절반인 10명이 증권사의 감사로 취업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는 금융사들이 금융당국 출신을 감사로 기용함으로써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의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정부가 금융위기 대응을 빌미로 올해 1월 금융감독원을 공공기관에서 지정해제한 이후 낙하산 인사가 급증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감독기관의 지위를 이용해 민간 금융회사에 자리만들기가 이뤄졌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