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연 365회 초과 외래진료에 대한 본인부담률이 20%에서 90%로 상향 조정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개정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30일 밝혔다. 본인부담 차등은 의료 과소비 방지와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한 조치다. 정부는 2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을 통해 불필요한 의료 남용에 대한 관리 강화를 예고했고, 그 후속조치로 우리나라의 외래이용 횟수(연 15.7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9회)보다 과도하게 많은 점을 고려해 본인부담 차등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요 의료 과소비 사례를 보면, ㄱ 씨는 주사, 기본물리치료 등 통증 치료를 위해 1일 평균 7개, 최대 12개의 의료기관을 방문해 연간 2535회의 외래진료를 받았다. 이로 인해 지출된 건강보험공단 부담금만 2600만 원이다. 이는 국민 평균의 약 36배에 달한다. ㄴ 씨는 주사, 침구술 등 통증 치료를 위해 1일 평균 5.1개, 최대 10개의 의료기관을 방문해 연간 1856회 외래진료를 받았다. ㄴ 씨에게도 2500만 원의 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이 발생했다.
본인부담 차등화의 주요 내용은 약 처방일수, 입원일수 등을 제외하고, 연 365회를 초과하는 외래진료에 본인부담률을 현행 평균 20%에서 90%로 상향하는 것이다. 외래진료 횟수는 매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되, 올해만 제도 시행일인 7월 1일부터 산정한다. 단, 의학적 필요성이 있는 등 연 365회를 초과한 외래진료가 불가피한 환자에 대해서는 본인부담 차등화의 예외를 인정해 현행 수준(20%)의 본인부담률을 적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예외 사유는 아동, 임산부, 산정특례자(중증질환자, 희귀·중증난치질환)로서 해당 질환으로 인해 외래진료를 받은 사람이다. 산정특례자로서 중증장애인도 본인부담 차등에서 적용 제외된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산정특례자 또는 중증장애인은 건강보험공단 내 ‘과다 의료이용 심의위원회’에서 의학적 필요성 등을 심의한 후 적용 제외 여부를 결정한다.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본인부담 차등화는 한해 수백 번 외래진료를 받는 등 불필요한 의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앞으로 본인부담 차등화와 함께 의료이용 알림 서비스 등을 통해 과다 의료이용자분들이 스스로 의료이용 횟수를 인지하고, 합리적으로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