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주 2차 총파업 계획도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지난달 한 차례 단체 연가 투쟁에 이어 이달 8일부터 본격적인 총파업에 돌입한다. 그간 주춤했던 반도체 사업이 최근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에 부딪혀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잦은 파업에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아 전삼노 측이 설득력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전날 총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에 대한 상세한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다. 전삼노는 전날 오후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등 사측과 장시간 간담회를 진행, 결국 또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총파업을 선언했다.
먼저 전삼노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 기간에는 경기도 화성사업장 정문 앞 도로에서 단체 행동도 나선다. 이후 그 다음 주에도 5일간의 2차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최근 2주 동안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 회의를 진행했지만 타협하지 못했다. 지난주 3차 회의에서는 사측이 △노사 간 임금교섭 최종 타결 전 비조합원에 대한 임금 조정 결과 발표 지양 △일회성 여가 포인트 50만 원 지급 △휴가 의무 사용일수 2일 축소(재충전 휴가 2일 미사용 시 보상) △노사 간 상호협력 노력 등을 제시했지만, 전삼노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전삼노는 사측에 △2024년도 기본 인상률(3.0%)을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의 불투명한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 개선 △유급휴가 약속 이행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된 모든 조합원에 대한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삼노 관계자는 “사측은 사후 조정 2주 동안 우리의 요구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으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전삼노가 본격적인 총파업에 돌입하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2만8397명이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약 22% 규모다. 대부분 DS 부문 직원들로, 평택, 천안 등 전국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삼노 측은 조합원들에게 꾸준히 파업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총파업에 참여할 노조원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전삼노는 앞서 지난달 7일 한 차례 연가 파업을 진행한 바 있지만, 참여는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반도체 생산 차질 문제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전삼노의 최근 행보를 두고 삼성전자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노조원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업 부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소수 강성 노조원들의 의견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전삼노 측에서 요구한 ‘2024년도 기본 인상률에 반대한 조합원 855명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안의 경우 조합 내부에서도 적극적인 노조원에게만 혜택을 줘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