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무릎 관절도 같이 늙게 된다. 그중에서 반월상 연골판은 사소한 충격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관절 위아래 즉,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서 압력을 균등하게 분포시켜 연골의 손상을 막아주는 쿠션 역할을 한다. 반월상 연골판은 원래 탱글탱글하다가 노화 탓에 물컹한 상태가 되면 충격 흡수 기능이 약해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사소한 충격에도 이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을 입는다.
만약 횡단보도를 빨리 건너려고 힘을 줄 때, 버스에서 내리면서 무릎이 살짝 뒤틀렸을 때 갑작스러운 통증이 느껴진 경험이 있다면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된 것일 수 있어 의료기관을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진 초기에는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관절막과 딱 붙어 있던 부분이 잡아 당겨지면서 통증이 유발되고, 무릎 주위가 붓는다. 너무 아픈 나머지 가족에게 업혀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가 많지만 통증이 1~2주가 지나면 점차 가라앉아 수술을 예약하고도 취소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실제로 반월상 연골판 파열로 인한 통증은 며칠간 진통제를 복용하고 주사 치료를 받으면 상당수 호전된다. 그래서 환자들은 수술을 꼭 해야 하는지, 수술 안 해도 괜찮은지 고민이 된다. 이때 도움이 될 만한 기준은 ‘봉합수술이 필요한가, 아니면 절제술이 필요한가?’다.
박영식 연세본병원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 뒤쪽에 뼈와 붙어 있는 부위가 끊어지면 나머지 부위가 붙어 있더라도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때는 통증이 없더라도 빨리 뼈와 붙이는 봉합수술을 시행해 원 상태로 되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1~2년 이내에 퇴행성관절염이 급격히 진행돼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하더라도 반월상 연골판의 쿠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없는 상태라면 수술을 조금 미뤄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이 너덜너덜하게 찢어지면 봉합할 수 없고 아예 들어내는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반월상 연골판을 모두 걷어내면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던 쿠션 기능이 완전히 소실된다”고 말했다.
특히 퇴행성관절염 초·중기에 들어선 중년 이후 환자가 반월상 연골판 절제술을 하면 관절염 증세가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 절제술 대신 연골 주사나 프롤로 주사 등 여러 주사 치료를 시도하고 물리치료, 도수치료, 근력 강화 운동 등을 꾸준히 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반월상 연골판 봉합이 아닌 절제가 고려되는 상황 중 빨리 수술받는 게 좋은 때도 있다. 박 원장은 “찢어진 반월상 연골판이 다른 부위에 계속 자극을 가해 통증이 반복되는 상태일 때는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서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고, 나았다가도 6~12개월간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이때는 찢어진 부위가 기점이 돼 다른 부위까지 더 찢어지게 만들면서 통증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찢어진 부위를 제거하고 나머지 부분을 다듬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