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차량 가격 치솟았지만 대중교통 이용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런던 정경대학의 경제학자 자비에 자라벨이 발표한 연구를 인용해 대유행 이후 인플레이션이 폭발하는 동안 가난한 미국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미국을 조금 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는 일시적인 유예일 뿐 수십 년간 지속됐던 부유층 대비 빈곤층의 물가 상승 추세가 다시 시작됐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흔히들 가난한 사람들은 임대료 등 필수품에 더 많은 지출을 하므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한다고 가정한다. 이는 일반적으로는 사실이지만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미국에서 몇 년간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미국의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4% 상승하는 동안 소득 기준 하위 10% 계층의 물가는 13.5% 오르면서 평균치를 밑돌았다. 하위 11~20% 계층의 물가상승률 역시 13.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물가상승률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은 가격이 오른 품목에 있다. 해당 기간 휘발유 가격이 132%, 신차 및 중고차 가격이 30% 치솟으면서 물가 급등세를 이끌었다. 빈곤층은 자동차와 휘발유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이에 대응할 수 있었다. 또 저임금 근로자들이 팬데믹 직후 큰 폭의 임금 인상을 받게 되면서 더 많은 소비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자라벨은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추세는 2022년 이후 바뀌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고 차량 가격이 낮아졌다. 저소득층의 인플레이션은 다른 그룹보다 더 높아졌다. 저소득층 미국인들은 5월까지 4년 동안 여전히 중산층보다 약간 낮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지만, 상위 10%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
WSJ은 “연구 자료에 따르면 특정 연도 빈곤층의 인플레이션이 타 집단보다 약간 더 높은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임대료, 전기, 담배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체 CPI보다 빠르게 상승한 품목에 대한 지출이 더 많고 차량, 항공료 등 더디게 상승한 품목에 대한 지출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