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중국, 4개월째 금 매입 중단…보유액 가치는 크게 올라

입력 2024-09-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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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인상ㆍ지정학적 리스크에 금값 상승
달러화 의존도 높이기 위해 금 매입할 가능성도

▲중국 산둥성 지난시의 한 금 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금 장신구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중국)/신화뉴시스
▲중국 산둥성 지난시의 한 금 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금 장신구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중국)/신화뉴시스

중국 중앙은행이 넉 달 연속 금 매입을 중단했다. 올해 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8월에도 금 매수를 보류했다고 7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달 말 기준 7280 트로이온스(Oz t)로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금값이 상승하면서 금 보유액의 가치는 지난달 1766억4000만 달러(약 236조6093억 원)였던 것에 비해 1829억8000만 달러로 크게 올랐다.

최근 금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ㆍ경제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 자산 수요 증가로 연일 상승세를 보인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21% 가까이 급등했으며, 지난달 20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트로이온스당 2531.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은 금값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금 시장에서 723만 트로이온스의 금을 순매수해 매입량 세계 1위를 기록했다. 1977년 이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금을 사들이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또 올해 4월까지만 해도 18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려 시장의 우려를 산 바 있다.

하지만 앞서 5월 중국은 금 보유량을 늘리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에서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이달까지 넉 달 연속으로 금 매수 행진을 중단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금 매수 보류 이후 최근 몇 달간 중국 투자자들의 금 수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경제 2위인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금 매입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줄리어스베어의 카르스텐 멘케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경제적 동기라기보다는 정치적 동기, 즉 미국 달러화 중심 거래 시스템 의존도를 낮춰오기 위한 것”이라며 언젠가는 매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금협의회(WGC)는 약 20개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지정학적 및 금융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금 보유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까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기록한 금값이 중국의 매입 중단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값은 5월 온스당 2400 달러(약 332만 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철회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인민은행이 5월 금 매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을 때 금값은 장중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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