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ㆍ가맹사업 확대…“반등은 글쎄”
국내 외식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과거 인기를 누렸던 외국계 프랜차이즈들의 수익성이 줄줄이 악화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해 온 스무디킹코리아는 수요가 지속해서 줄어들자 내년 10월 8일 이후 국내에서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했다. 브랜드 새 단장과 가맹사업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맥도날드), KFC코리아(KFC), 한국피자헛(피자헛) 등 1세대 외국계 프랜차이즈는 최근 실적이 내림세다.
전자공시시스템 한국맥도날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1조1181억 원을 기록했다. 가맹점을 포함하면 1조3000억 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다. 다만 수익성은 바닥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규모는 75억 원가량 축소했으나 적자를 면치는 못했다. 이로써 한국맥도날드는 2019년부터 5년째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또 다른 외국계 버거 프랜차이즈 KFC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KFC 매출액은 2483억 원으로 전년보다 9.8%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원가가 증가하면서 영입이익은 29억 원에 그쳤다. 전년 61억 원에서 반토막 난 수치다. 재무구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KFC코리아는 2018년부터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낮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피자업계 대표주자였던 피자헛도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들이 늘고, 외식 트렌드가 바뀌면서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69억 원으로 전년보다 14.8%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지속했다. 특히 영업손실은 지난해 45억 원으로, 전년 2억6000만 원에서 1665.7% 급증했다.
SPC그룹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 최근 도넛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던킨 매출은 2099억 원으로 1년 전 대비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던킨 운영사 비알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전년 영업이익 또한 339억 원에 그치며 2021년(292억 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1세대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실적 부진으로 애물단지가 되면서 주인이 바뀌는 사례도 잦다. KFC는 지난해 4월 KG그룹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됐고 맥도날드는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피자헛도 미국 본사인 염(Yum!) 브랜드가 2017년 보유 지분 100%를 오차드원에 매각했다. 오차드원은 국내 투자회사인 케이에이치아이가 한국피자헛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실적 개선이 더디면서 외국 본사들이 손을 떼고 있는 것이다.
이들 해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한국 외식 트렌드가 급변하는 만큼 이미지 제고를 위한 브랜드 새단장, 신메뉴 출시 등을 복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던킨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신규 콘셉트 '던킨 원더스'를 론칭한 것이 대표적이다. 던킨은 원더스를 통해 저당 도넛,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기존과 차별화한 메뉴를 판매해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맥도날드도 신규 매장 오픈, 매장 환경 개선 등 고객 경험 향상을 꾀하고 있고, KFC는 올해 4월 한국 진출 40년 만에 첫 가맹사업에 돌입해 실적 개선에 나섰다.
다만 1세대 외국계 프랜차이즈들이 기존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외식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주목을 받은 업체의 인기도 1년을 넘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비자의 선택권이 다양해진 만큼 한 브랜드를 지속해서 방문하려는 수요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