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악성' 미분양 처리에 고심

입력 2009-07-12 11:01 수정 2009-07-1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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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해소됐지만 준공후 미분양도 큰 폭 증가

건설사들을 유동성 위기까지 몰아넣은 바 있는 미분양 물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지방이나 비인기지역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소진되지 않았고,특히 대표적인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큰 폭으로 늘고 있어 건설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한국주택협회와 국토해양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5월말 현재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15만2000여 가구로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의 16만4000여 가구보다 1만2000여가구가 줄어 들었다. 봄철 이후 인천시와 경기도에 잇따라 대량 분양 물량이 쏟아진 것을 감안할 때 이 정도 감소량은 건설업계로선 상당히 고무적인 일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미분양 적체로 인해 우려감을 받았던 GS건설의 경우 CEO가 직접 나서 미분양 물량이 전년말 대비 절반 가량이 줄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주택업계에 반가운 소리다. 하지만 역으로 우량 미분양은 해결되고 있지만 악성 미분양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은 주택 업체들에게 있어 적쟎은 불안 요소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대비해 미분양은 1만2000여 가구가 줄어들었지만 최대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지난해 12월 당시 4만6476가구에서 5만4141가구로 약 8000여 가구가 늘었다.

지역적으로 볼 때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 미분양 물량은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지만 지방 등 비인기 지역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털리지 않고 있다는 게 분양 업계의 이야기다.

수치상으로 지방의 미분양은 줄어들고 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5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수도권 지역 미분양 물량은 약 500가구 가량 증가한 2만7344가구로 나타났으며, 지방 미분양 물량은 1만4077가구가 줄어든 12만4594가구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된 2007년 하반기 이후 지방지역은 신규분양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차이는 적지 않은 차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줄어든 지방 미분양은 거의 대부분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자릴 옮긴 셈이다.

다시 말해 수도권 지역 등 인기지역은 미분양 물량은 시장 경기 호전에 따라 미분양이 해소될 가능성이 큰 반면 지방 지역 미분양의 경우는 장기 미분양은 물론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분양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힌 GS건설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대부분 수도권 지역내 물량이라 미분양을 불과 반년 새 큰 폭으로 줄일 수가 있었다. 하지만 남아 있는 미분양은 지방 물량이 많은 만큼 남은 미분양 처리는 더욱 힘이들 수 밖에 없다. 특히 대림산업, 월드건설 등 지방에 미분양 물량이 많은 업체들의 경우 미분양 처리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경기가 풀린다고 해도 이에 따라 혜택을 입을 곳은 수도권일 뿐 지방은 수혜 대상이 안된다"라며 "자칫 이들 미분양이 악성 장기 미분양으로 돌변해 건설사들을 힘들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 역시 지방 미분양을 해소할 대책을 전혀 수립치 못하고 있다. 업체들은 지난 2~3년간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적지 않은 대책을 짜냈지만 별다른 성공을 못봤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다른 대책은 세우지 못한 상태"라며 "공급이 과잉 상태를 맞은 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 처리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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