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면 얼마나 사주려고” 외국인투자자, 미 대선 앞두고 올해 가장 많이 팔았다

입력 2024-1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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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기대에 상승 마감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03포인트(3.43%) 급등한 754.08에 거래를 마쳤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코스피와 코스닥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기대에 상승 마감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03포인트(3.43%) 급등한 754.08에 거래를 마쳤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증시, 환율, 금리 등 모든 경제지표의 신경이 쏠려있는 가운데, 올해 미국 대선 직전 외국인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도 행렬이 최근 10년 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 미국 대선'을 앞둔 최근 1주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1조4490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대선 이후 최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2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3640억 원을 사들였지만, 2016년(-6790억 원), 2020년(-1조2840억 원) 대통령 선거마다 매년 국내 증시 순매도 폭을 키워왔다.

대선을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세가 심화하는 것은 대선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국 보호주의, 관세 폭탄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했던 2016년부터 매도세를 키워왔다.

이는 대통령 당선에 따른 미국의 정치적 변화가 한국의 공급망 재편 등 경제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현실화됐던 2016년 선거 직후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 3% 넘게 하락하는 폭탄을 맞았다.

올해는 정부가 연초부터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추진해오고 있음에도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 강도는 약해질 줄을 모르고 있다. 외국인들의 올해 국내 증시 이탈이 커지는 것은 대통령 선거 직전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함도 있지만, 국내 반도체 대장주와 밸류업 정책 실망감, 고려아연 사태로 인한 주가 급등락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최근 1주일간 삼성전자를 5320억 원어치로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심지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결정으로 시장이 대폭 개선되면서 외국인 수급이 순매수 우위로 마감한 이날조차, 삼성전자는 1240억 원 순매도해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가 여전히 냉각된 점을 보여줬다.

이어서 현대차(-1840억 원), 고려아연(-1810억 원), 신한지주(-1360억 원), KB금융(-1320억 원) 등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을 대신해 대선 직전 혼돈 속 증시를 떠받친 건 연기금이었다. 연기금은 올해(2830억 원)부터 2020년(1180억 원), 2016년(1050억 원), 2012년 (1240억 원)까지 선거 전 코스피를 주워 담으며 시장 급락을 막았다.

한편 이날 시장은 그동안 증시의 발목을 잡아 왔던 금융투자소득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소멸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에, 코스닥 지수는 25.03포인트(3.43%) 상승한 754.0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3% 넘게 상승 마감한 것은 지난 9월 12일(3.43%)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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