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지금은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은경제연구소 박용하 구미경제팀장은 전국은행연합회가 매 달 발행한 월간지 '금융' 7월호에서 ‘미국경제, 인플레이션 걱정할 때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 통해 미국 경기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을 걷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팀장은 특히 최근 미국이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이론만 맞을 뿐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과 영국 경제사령탑 등이 미국경기침체가 끝나고 올해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대해 정면으로 부정한 셈이다.
박 팀장은 지난 6월 22일 세계은행이 세계경제성장률 잠정치를 3월의 1.75%에서 2.9%로 하향조정하고 다우지수가 두 달여 만에 최대낙폭(200.7.pt, 2.4)을 기록해 8400선이 붕괴된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이는 글로벌 교역감소가 각국의 경기위축을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었지만 (다우지수 붕괴는)미국 경제의 잠재된 불안감이 부각된 결과”라며 “유가와 금리급등, 미국의 재정적자 증대 등 그동안 수면 밑에 있는 불안요소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누릭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말을 인용 "더블딥(W자 형태의 경기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미국경제의 가장 큰 암초는 미래의 예측불가능을 꼽았다.
그는 "향후 유가와 금리, 막대한 재정적자가 미국 경제를 어디로 끌고 갈지 예측하기 힘든 것이 가장 큰 위험일 수 있다"며 "더불어 여전히 높은 실업률, 부실채무, 엄격한 대출심사와 저조한 투자 등이 향후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아직은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기보다는 실물경제를 살리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아직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 기업 구조조정의 본격추진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대규모 국채를 원활히 소화할 내성을 먼저 갖춰야 하고 유동성 회복은 그 이후에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