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의 날’로 외환·채권시장 휴장
테슬라, 기술주 약세 속 9% 가까이 급등
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트레이드’ 랠리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과 함께 의회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민주당을 상대로 사실상 압승을 거둠으로써 트럼프가 내세운 감세와 규제 완화가 미국 경제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4.14포인트(0.69%) 뛴 4만4293.13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81포인트(0.10%) 상승한 6001.3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99포인트(0.06%) 오른 1만9298.76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4만4000선을 돌파했고, S&P500지수는 6000선 돌파해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이날 1.5% 올라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재향군인의 날’로 채권·외환시장이 휴장에 들어가면서 경제 지표 발표가 없고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평소보다 줄어들어 오히려 가격 변동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날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다우지수 상승세를 견인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이날 각각 0.97%, 2.22%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도 모두 2% 가까이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되면 은행 부문 규제가 더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날 나스닥지수는 장중 5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미국 상무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에 중국 고객사에 대한 첨단 반도체 출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데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엔비디아(-1.61%)와 애플(-1.20%), 메타(-1.05%) 등 주요 기술주의 발목을 잡았다.
반면 테슬라는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나 홀로 9% 가까이 상승하며 350달러에 마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팀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당선인의 긴밀한 관계가 테슬라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 주가를 265달러에서 35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에드부시 증권도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종전 300달러에서 400달러로 끌어올렸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 의 리사 샬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의 결정적인 승리는 이미 높은 기대감이 반영됨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야성적 충동을 자극했다”면서 “우리는 리플레이션, 노 랜딩 시나리오로의 펀더멘털적 변화라기보다는 감정과 유동성이 주도하는 포지셔닝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의 야성적 충동이 커지면서 밈주식이 강세를 보였다. 민주식의 대표주자로 통하는 게임스톱은 이날 9% 넘게 뛰었고, 또 다른 밈주식 AMC도 5% 넘게 올랐다.
시장은 이제 이번 주 후반에 발표되는 물가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 E트레이드 거래·투자 담당 이사 크리스 라킨은 “이렇게 급등한 후 잠재적인 차익실현을 제외하면, 이번 주 인플레이션 지표는 시장이 상승세를 확대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