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3일 4% 넘게 급락세를 보이면서 4년 5개월 만에 최저가로 떨어졌다. 연일 이어지는 하락세에 이제는 ‘5만 전자’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53% 내린 5만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20년 6월 15일(4만9900원) 이후 최저가다. 이날 5만20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오후 들어 낙폭이 더욱 커지면서 5만5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4거래일 째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주가 하락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전 거래일 대비 -0.87%에서 11일 -3.51%, 12일 –3.64%를 찍더니 오늘은 –4.53%를 기록하면서 갈수록 하락 폭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주가 하락을 이끄는 건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삼성전자를 2조3992억 원을 던졌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이토록 크게 내리는 이유는 AI(인공지능) 시장의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AI 시장 선두인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발 리스크도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고 있는 관세 부과는 물론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통해 약속한 각종 보조금도 축소·철회될 가능성이 생겨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 약화로 대외 불확실성에 가장 민감한 종목"이라며 "트럼프 당선 이후 다시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에 따른 중국향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는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들에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