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방문 일정은 미정
“서방 고립 작전에도 푸틴 해외순방 자신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인도를 조만간 방문한다. 사실상 서방의 ‘러시아 고립 작전’이 사실상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인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인도 ANI통신에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방문) 날짜는 곧 상호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모디 총리가 러시아를 두 차례 방문한 후 이제 푸틴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하게 됐다”면서 “우리는 이라한 접촉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모디 총리의 러시아 순방에 답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이 성사되면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첫 방문이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인도와 러시아는 연례행사처럼 정상회담을 해왔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하겠다며 국제사회를 ‘위협’하자 2022년 12월 인도 측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생략했다.
이후 지난 6월 3선에 연임에 성공한 모디 총리가 7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을 만났고, 지난달 러시아가 카잔에서 개최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또 한 번 푸틴과 회담했다.
러시아와 인도는 냉전 시대 이후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인도는 러시아의 군사 장비의 주요 수출국이자 최근에는 서방의 대(對)러 제재로 판매가 제한된 러시아 원유의 주요 수출국으로 급부상했다.
블룸버그는 푸틴의 인도 방문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전쟁범죄 혐의 체포영장 발부된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대한 자신감을 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푸틴은 지난 9월 ICC 회원국인 몽골을 방문했지만, 몽골은 영장 집행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ICC 회원국이 아닌 인도는 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