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은 유 신부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그중 유 신부가 기거하는 방을 소개하기도 했다. 두 평 남짓한 방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한 구절의 문장이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는 단순히 종교적 의미뿐만 아니라 심리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인간이 느끼는 죽음불안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자존감이다. 자존감과 죽음불안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죽음불안이 낮고,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죽음불안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래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웰다잉 교육은 노년기의 긍정적 인생회고를 통한 자존감 향상을 목표로 한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봉사, 헌신, 나눔 등이 이루어질 때이다. 그러므로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헌신적인 사람은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며, 이는 곧 죽음불안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웰다잉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의 소감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 어려운 이웃을 살피며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이는 곧 임종을 앞둔 이들이 남긴 마지막 말들과도 일치한다.
이들은 지난 삶을 돌이켜보며 나누고 베풀지 못한 삶들을 후회했다. 돈을 더 벌지 못해 후회한 이는 없었고, 더 나누지 못해 후회하는 이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종교적 가르침 역시 마찬가지다. 주위에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다면, 무엇보다 그것이 어떤 종교이건, 우리는 두려움 없이 보다 더 하늘나라에 가까워질 것이다. 강원남 행복한죽음 웰다잉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