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이재명 무죄'에 당황한 與…'당게 논란' 더 큰 숙제로

입력 2024-11-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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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결과 두고 "아쉽다"면서도 "공감·납득 못한다"
당원 게시판 집안싸움에는 '한동훈 역할' 요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네 번째-지방시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성장 동력' 행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네 번째-지방시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성장 동력' 행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1심 무죄 선고에 국민의힘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유죄를 확신한 만큼, 무죄 판결은 예상을 못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결에 대해 제가 공감하지 못할 부분이 많지만 사법제도는 시스템"이라며 "1심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상당히 아쉽다"며 "상급심에서 진실이 제대로 가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무죄 예상을 못 했다. 징역 1년 정도 형량을 예상했다"며 "무죄가 나기 어려운 구조였기에 유죄를 확신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위증을 자백하는데 위증교사가 무죄 나는 케이스가 제가 한 20 몇 년 법조 생활하는 경우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수석최고위원도 SBS라디오에 나와 "판결 이유를 납득 못하겠다"며 "사실 유죄가 인정된다면 징역형밖에 선택할 게 없다. 유죄였다면 중형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 권성동 의원은 "법리와 판례에 비춰볼 때 대단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마찬가지로 검사 출신인 박형수 의원도 "이렇게 무죄가 나오는 건 통상적으로는 굉장히 이례적인 판결"이라며 "위증한 사람은 처벌받는데 위증을 교사했다는 사람은 무죄라는 건 통상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한편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일부 덜어내면서 국민의힘 내부 갈등의 대표적 요인인 '당원 게시판' 논란은 더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전날 친윤(친윤석열)계 김민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를 향해 공개 저격을 한 데 이어 비공개회의에서도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 간 설전이 벌어지며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민주당이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등 대여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당 내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시작된 집안싸움을 하루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빨리 정치적으로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초래하는 게 아니라 우리 내부의 자중지란 분열에 의해 잘못된 정치적 상황으로 갈까 봐 대단히 두렵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도 KBS라디오에 출연해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한 대표답게 입장을 말하고 넘어가면 됐을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입장이 없다 보니 오히려 한 대표가 위기를 초래하는 것 아닌가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계속 당내 갈등으로 야기되는 것은 한 대표에게도 별로 좋은 일이 아니다. 한 대표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 악재가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내 갈등이 워낙 커져서 (한 대표가) 당을 주도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 대표가 어떤 길을 가더라도 욕을 먹게 될 것이다.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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