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19일 "하반기 기업구조조정을 더욱 강화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8시 KBS 일요진단 '기업구조조정 향후 과제'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원장은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이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했을 때 개선된 모습이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하게 시장 불안 우려가 해소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경기 상황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는 감독 업무에 올 하반기 역시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조선업에서 시작된 기업구조조정이 대기업그룹, 개별대기업, 중소기업 등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그동안 구조조정 대상 업체를 선정하고 자구 계획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자구계획의 철저한 이행 여부와 채권은행의 구조조정 추진을 적극 독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 원장은 오는 9월중 45개 주채무계열 대기업 집단에 대한 재무평가를 재실시, 기업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 여부를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채권 은행들은 45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평가를 진행, 당초 14개 기업집단에 대해 '불합격' 평가를 내렸으나 이후 11개, 최종 9개 기업으로 MOU 체결 기업이 줄어든 바 있다.
김 원장은 이에 "조선업체의 경우 선수금이 들어오면 자산과 부채가 같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높아져 해당 조선업체 3곳은 MOU 체결대상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라며 "나머지 2개는 당시 상황이 나쁘지 않아 (MOU 체결을)제외시켰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패널로 함께 출연했던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는 "채권금융기관들이 9개 그룹과 MOU를 맺은 과정에서 상당히 불투명한 측면이 많았다"며 "감독당국과 해당 그룹간 물밑 협상이 있지 않았냐"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은행의 재무건전성 역시 과대 평가됐다"며 "은행 건전성 지표로 활용되는 BIS 비율의 경우, 개별 해당 은행의 단순 건전성 지표일 뿐이므로 은행지주 전체를 대상으로 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은행권의 자본확충 역시 보통주 자본금 확충과 같은 질좋은 자본금 확충이 아닌 후순위채와 같은 조달 비용이 높고 부채성 자금을 끌어들여 올린 것에 불과해 은행 건전성 확보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미 금융당국이 지난 상반기 시중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스트레스 테스트 역시 금융지주 전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며 국내 금융당국도 이같은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당국이 겉으로는 기업구조조정을 채권금융기관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이 여러차레 개입한 것은 금융기관 '팔 비틀기'를 통한 관치 금융"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장은 이에 "감독규정상 채권 은행들로부터 구조조정 현황을 보고 받도록 돼 있어 감독 당국이 구조조정 과정에 개입할 근거가 있다"며 "감독 기관이 이 과정에서 채권 기관들에 구조조정을 독려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불투명한 물밑 거래는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