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가 3세대(3G) 이동전화 가입자 2000만명 시대를 열면서 관련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 가운데 4세대(4G)에는 여전히 무관심으로 일관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매년 3조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3G가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 수익률 극대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가 4680만여명을 넘어선 시점에서 3G 가입자율이 50%에 육박한 수치인 셈이다. 여기에 3G를 사용하지 않는 LG텔레콤의 847만여명을 제외하면 3G 점유율은 더욱 상승하게 된다.
3G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이를 주도하는 KT와 SK텔레콤은 관련 시장 수익률을 극대화 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3G 시장의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양사간 신경전도 치열히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3G망 접속료를 놓고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상황이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KT. KT는 지난 4월 방송통신위원회에 3G망 상호접속 재신청을 제출하면서 SKT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SK텔레콤은 그동안 이동전화의 지배적 기업으로 2G에 대해서는 망을 개방했지만, 통합 KT가 출범한 이상 동등한 사업자 위치에 올랐다고 판단, 망 개방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엄정환 통신분쟁담당 사무관은 “통신사업자간 상호접속 문제는 매출이나 향후 영업 전략에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올해 안에 3G와 관련된 상호접속 정책 발표가 추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G 시장이 하반기 매출의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정작 내년 표준화를 앞둔 4G는 뒷전으로 밀린 모습이다.
양사 모두 올해 4G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는 확고한 방침을 내세운 만큼 당분간 3G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통신정책을 수립하는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따름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이동통신 업계가 현재 수익에만 급급해 차세대 통신 사업 투자에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어차피 3G망 역시 2G 처럼 상호접속에 대한 의무화가 진행 중인데 소모적 논쟁이 다시 시작되는 양상”이라고 통신시장 정체에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