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대출 확대 전략 펼쳐
기업대출 4.3조…1년새 29%↑
고물가 장기화ㆍ소비심리 위축에
지난해보다 연체율 1.37%p 올라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대응 고심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내년에 ‘개인사업자 1억 원 초과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 대출’을 출시한다. 개인사업자 통장에 입금이 확인되면 부가세 납입을 위한 입금액 10%를 미리 저금해주는 ‘부가세박스’와 정책자금대출 상품 검색과 알림 기능을 제공하는 ‘사장님 정책자금대출 찾기 서비스’는 1분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뱅킹은 출시 2년여 만에 사업자 수 100만 개를 넘어섰다. 1분마다 1명 이상의 개인사업자가 가입한 셈이다. 월간 사용자 수(MAU)는 지난달 기준 80만으로 집계됐다. 올해 11월까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상 누적 대출 공급액은 2조5000억 원을 넘겼다. 월평균 1000억 원 이상의 대출을 지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8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며 개인사업자 시장 공략에 나섰다. 출시 한 달 만에 후순위 대출로 확장하기도 했다. 같은 담보물에 타 금융기관의 대출이 있거나 임대차 계약이 있더라도 운전자금이 필요한 경우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최저금리 연 4% 초반대로, 후순위 대출로는 은행권 중 최저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지자체와 신용보증재단 제휴를 확대하며 중·저신용 소상공인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신용보증재단과 함께 부산 소상공인, 개인사업자를 위한 ‘부산신보보증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10월에는 대구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새로운 금융 지원 정책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인터넷은행들이 이처럼 개인사업자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때문이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3분기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4조269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3024억 원) 보다 29.3%(967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잔액이 가장 많았다. 카카오뱅크의 기업대출 잔액은 1조6660억 원으로 전년 동기(7833억 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7276억 원에서 1조474억 원으로 43.9%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1조7915억 원에서 올해 9월 말 1조5560억 원으로 13.1% 감소했다.
문제는 기업대출 잔액이 늘어나면서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점이다. 9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1.85%로 전년 동기(0.48%)보다 1.3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시중은행(0.47%)보다 높은 수치다.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잔액 중 이자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실채권인 무수익여신 액수도 급증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인뱅 3사의 기업대출 부문의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3분기 357억 원에서 576억 원으로 61.3% 증가했다.
인터네은행들은 CSS고도화를 통해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 시 업종 및 업력에 따른 대출한도 및 금리 차등 적용 등 신용리스크 정책을 고도화하고 있다. 내년 사업자 담보 대출 등 포트폴리오 확대, 신용리스크 정책 및 CSS 고도화를 통해 연체율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도 분석을 고도화해 건전성이 높은 차주들을 확보하고 있다. 담보가 있는 부동산담보대출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출범이후 중저신용자를 위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토스뱅크 신용평가모형을 계속 고도화하고 개인사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적시에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