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와 즉문즉설…젊은 세대를 불교로 이끈 힘
"불교에서 삶의 해답 찾은 쇼펜하우어의 인기도 영향"
인기 아이돌 장원영이 추천한 '초역 부처의 말'이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20·30세대에서 불기 시작한 이른바 '힙불교' 열풍이 올해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24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추천한 '초역 부처의 말'이 방송일(1월 15일) 전 대비 7일간 판매가 76배 상승하면서 종합 4위에 올랐다. 예스24에서는 무려 종합 2위를 기록했다.
나이별 구매 비중을 살펴보면, 20대와 30대가 각각 25.7%, 37.7%를 기록해 전체 과반을 넘겼다. 성별로 보면 30대 여성이 23.6%로 가장 많았다. 20대 여성이 19.7%로 뒤를 이었다.
'초역 부처의 말'은 2500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부처의 말을 일본 스님이자 작가인 코이케 류노스케가 현대어로 재해석해 출간한 서적이다. 지난해 5월 출간 후 9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20·30세대 내 판매량이 전월 대비 20.9% 상승했다.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꾸준하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반야심경을 대중의 눈높이로 풀어낸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도 여전한 인기다. 불교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심오한 불교 사상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냈다. 지난해 여름 2030 독자 구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8.6% 늘며 젊은 세대 내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해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역시 2002년도에 첫 출간 후 약 20년 만에 역주행했다. 부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소설적 인물 싯다르타가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여정을 그린 종교적 성장소설이다.
이 같은 불교의 인기는 지난해 개그맨 윤성호의 '뉴진스님'과 조계종이 미혼남녀를 위해 마련한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가 20·30세대 내에서 유행하며 시작했다.
특히 '나는 절로'의 경우 템플스테이 기간 공양, 사찰 산책, 차담, 커플 사진 콘테스트, 저출산 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커플로 이어지게 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차가운 것 같으면서도 간결하고 따뜻한 메시지로 유튜브 내에서 큰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역시 힙불교 열풍에 불씨를 지폈다.
한 출판 관계자는 "다른 종교에 비해 불교는 상대적으로 현실 생활에 맞닿아 있는 측면이 있다. 불교 자체가 현실의 삶을 강조하기 때문"이라며 "스님들의 법문을 보면, 현실의 어려움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준다. 어찌 보면 그게 불교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에 대한 인기가 급증했는데, 쇼펜하우어가 불교 철학에 깊이 매혹됐던 사람"이라며 "부처의 말들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던 쇼펜하우어의 인기가 불교 열풍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