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이 4세대(G) 표준화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가 4G 투자에 머뭇거리는 사이 휴대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모바일 와이맥스와 롱텀에볼루션(LTE) 진영으로 극명하게 나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KT와 SK텔레콤 등 양대 이통사업자의 부실한 대비책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나마 KT는 삼성과 손잡고 와이브로 진영으로 무게를 두고 있지만, SKT는 여전히 양쪽을 저울질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통사가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4세대 주도권이 휴대폰 제조사에 넘어 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는 실정이다.
4G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LG그룹이다. LG전자는 최근 LTE 기반 4세대 모바일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로드맵을 보유한 LG텔레콤 역시 울트라모바일 브로드밴드(UMB) 채택의 부담이 있었지만, 퀄컴이 EV-DO/Rev.B/UMB/LTE 멀티모드 칩셋을 공개하고, 모토로라가 CDMA-LTE 핸드오버에 성공해 4G 투자에 탄력을 받고 있다.
반면,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제2대 통신 사업자 모바일리(Mobily)와 ‘모바일 와이맥스 웨이브2’ 상용 장비 단독 공급 계약을 맺은 삼성전자는 중동,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모바일 와이맥스는 현재 세계 70개국 122개 사업자가 채택 중이며, 미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에 진출하는 등 20개국 24개 사업자와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T가 모바일와이맥스 기술 협력을 하고 있으며, 인텔 등이 와이맥스 표준화에 힘을 보태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김운섭 부사장은 “모바일 와이맥스는 CDMA, WCDMA 계열의 이동통신 사업자 뿐 아니라, 유선통신, 방송, 케이블, ISP 등 모든 통신/방송 사업자들이 모두 채택한 유일한 기술”이라며 “올해 하반기 전 세계에서 모바일 와이맥스 상용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모바일 와이맥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조사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대응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이통통신 사업자의 경우 LTE가 표준화 될 것을 기정 사실화하고 사업자와 휴대 단말기 제조업체 모두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ETRI 초고속모뎀연구팀 장재득 책임연구원은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와이브로 기술을 주도하고 있지만, LTE에 대한 대응 전략도 사전에 수립해 둘 필요성이 있다”며 “통신 사업자의 노력과 정책 당국의 의지에 따라 4G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통신사업자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