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전국 의과대학에 미복귀 의대생들을 제적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의협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대를 운영 중인 대학 총장들을 향해 “학생들을 보호하는 최후의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라며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에 대한 제적 처분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이 왜 자리를 떠났는가에 대한 본질은 지워지고 복귀에만 이목이 집중됐다”라며 “총장님들은 정당한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았던 1년의 시간을 돌아봐 달라”라고 말했다.
이어 “제적은 학생들을 울타리 밖으로 내던지고 스승과 제자의 연을 끊는 행위”라며 “학생 제적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의협은 여러 투쟁 방식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고 빠른 해결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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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상당수 의대생이 복귀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의협은 대규모 제적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복학하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재휴학을 신청하는 등의 투쟁 기류가 여전한 상황이다.
김 대변인은 “제적은 등록 후 등록금 납부 완료, 수강신청 완료, 일정 비율 출석 등 학교마다 다양한 기준이 있다”라며 “의협은 최소 수백, 많게는 수천 명까지 제적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대학 총장님들은 제적을 선택지로 고려하지 말아달라”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이 SNS를 통해 의대생들에게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나’라며 단일대오로 투쟁을 지속할 것을 독려한 것과 관련해서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투쟁 동력을 이어가자는 취지는 이해한다만, 표현이 과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의협 내부 소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복학한 의대생을 향한 비난은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그는 “복학해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모두 우리의 미래 회원이기 때문에 권익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학생들 역시 미래의 회원으로서 의사가 될 수 있는 인성과 역량에 걸맞은 행동을 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의협이 의대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의협이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의협이 학생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하고, 결과물을 받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