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직도 2월부터 내려놔
다음 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는 러시아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자리로,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로이드 오스틴 당시 미 국방장관 주도로 설립됐다. UDCG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57곳과 비회원국 25곳이 포함됐다. 회의는 지금까지 총 26차례 열렸다.
회의를 개최하는 의장은 항상 오스틴 장관이나 미 국방부 고위급 인사가 맡았다. 그러나 올해 처음 열렸던 2월 회의에서는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이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미국과 UDCG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당시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더는 유럽 안보의 보증인이 되지 않을 것이고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이달 회의도 힐리 장관이 의장을 맡는다.
이런 상황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이번 회의에는 아예 참석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을 반대하는 트럼프 정부가 그룹 내 영향력을 줄이려는 동시에 최근 러시아와 휴전 협상을 놓고 얼굴을 마주하고 있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대표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건 UDCG가 창설된 지 3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키이우포스트는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전부터 미국이 우크라이나 자체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지출한 돈은 대부분 낭비였다고 말했다”며 “미국이 UDCG 회의를 건너뛸 계획이라는 소식은 전날 유럽연합(EU)이 예정대로 우크라이나에 35억 유로(약 5조6125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다음에 나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