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채널 중심 제주 관광 홍보
지역상권서 알리페이 등 확대도 추진
엔데믹에도 소비 양극화와 엔저 현상으로 내국인의 외면을 받아온 제주도가 새로운 관광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에 반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매년 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단체 관광객 위주로 선보인 관광 콘텐츠를 다양화해 개인 관광객에도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17일 제주관광공사의 ‘2024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여행객 비중이 처음으로 90%를 넘어선 90.1%로 조사됐다.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트렌드 변화에 따라 개별여행객 비율이 증가했다. 1인당 소비지출액은 국제항공·선박료, 숙박비, 쇼핑비가 줄어드는 대신 식음료, 대중교통, 관광·문화 지출비가 늘었다.
개별관광객은 MZ세대 중심으로 늘었는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면세점보다 주로 올리브영, 편의점 등 시내 상점가에서 쇼핑을 즐기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시내 상점가(70.1%·중복응답)에서 가장 많이 쇼핑했다고 응답했다. 외국인 관광객 쇼핑 장소 부동의 1위였던 면세점은 2023년부터 시내 상점가에 자리를 내줬다.
유통식음료업계도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앞세워 관광객을 공략하는 특화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제주에서 스페셜스토어로 더제주송당파크R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양한 볼거리와 특화 음료·푸드로 외국인 개별여행객의 필수 방문코스로 인기다.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자몽망고코코프라푸치노’는 제주 지역 외에서도 수요가 많아, 지난해 여름 프로모션 음료로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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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은 제주 지역 매장을 전 세계에서 온 글로벌 고객에게 K뷰티를 전파하는 매개체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국인 응대 서비스를 강화하고 제주 특화상품을 개발했다. 특히 해외 소비자들에게 유독 인기가 높은 제품을 따로 선별해 전용 매대도 만들었다.
제주도 역시 개별관광객이 꾸준한 증가에 부응해 서비스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별여행객 불편 해소를 위해 지난해 7월 관광불편신고센터를 열었고, 소통 창구를 일원화해 빠르게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각국별로 현지 유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활용, 제주 여행을 홍보하고 마케팅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제주를 많이 찾는 중국인 MZ세대를 겨냥해 ‘나의 첫 해외여행, 제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자유 여행객들에게 제주가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해외 주요 도시에서 제주관광 홍보 팝업 등도 운영 중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외국인 개별관광객은 온라인과 SNS 정보 검색에 능하고 제주오름, 카페, 포토스팟 등 한국인처럼 제주 곳곳을 즐기는 데 관심이 많다”며 “특히 외국인 중 비중이 큰 중국 관광객을 위해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현지인 선호 결제 시스템을 제주 지역상권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3분기 비자 한시 면제가 적용될 중국 단체관광객 모집 채비에도 분주하다. 특히 제주 관광의 질적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5월부터 시작하는 크루즈 준모항 운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주도는 준모항 운영을 위해 제주도 해양수산국은 세관·출입국·검역(CIQ) 기관과의 협력을 완료했고, 서귀포시는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담조직(TF)을 구성했다. 제주도는 이와 함께 중화권 기업의 포상 관광 유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달을 관광 회복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관광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 관광의 기본 방향을 ‘공존의 약속’의 설정, 두 가지 핵심 가치를 강조했다. 오 지사는 “첫째는 제주를 찾는 여행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고, 둘째는 공정한 가격으로 높은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은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해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도민과 관광객 간 이해와 존중이 선행될 때 공정한 가격·높은 서비스 품질이라는 공존의 약속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