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20년來 최고’…짙어지는 장기불황 그늘

입력 2025-04-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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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4-14 18:28)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1월 3.5%…1년새 0.5%p 치솟아
카드론 잔액도 43조원 역대 최대
“사전관리 시스템 고도화”

국내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금리·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신용이 낮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자 개인의 부실징후를 예측하는 조기경보시스템 등을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하루 이상 원금 연체 기준)은 올해 1월 말 기준 3.5%로 2005년 8월(3.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연체율은 2011년 후반부터 상승곡선을 타 2013년 2월 3.0%까지 오른 후 2014년 11월에는 3.4%까지 치솟았다. 이후 줄곧 2% 후반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부터 3%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신용점수가 하락한 취약차주들까지 카드론 등 단기 고금리 대출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들의 상환능력이 한계에 이르면서 연체율이 급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신용카드 대출은 금리가 연평균 14~18%에 달하고 만기가 짧아 상환 부담이 크다. 일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차주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카드론에 의존하면서 연체 후 부실 전환 위험이 큰 구조다.

카드론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서민층을 비롯해 신용도가 낮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카드사의 ‘급전 창구’로 몰린 결과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의 2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9888억 원이다. 역대 최대였던 1월 말 잔액(42조7309억 원)보다 2500억 원 증가했다.

문제는 극심한 내수 부진과 고물가·고금리 속에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 수는 42만7000명이었다. 전체 자영업 차주의 13.7%에 달한다.

폐업한 자영업자도 두 달 만에 20만 명이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지난해 11월(570만 명)보다 20만 명이 줄었다.

신용위험은 자영업자 대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연체된 개인사업자 대출의 원리금 규모는 11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7%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상환 부담과 경기 둔화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연체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0일 기준 739조7256억 원으로 3월 말 대비 1조1745억 원 늘었다. 글로벌 관세 전쟁 등 대외 변수로 하락한 국내외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려는 수요가 신용대출 급증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시장 회복이 지연될 경우 상환 부담에 직면할 수 있어 향후 연체율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은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작용하는 가운데 카드 대출의 연체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장기적으로 지속하거나 더 오르면 금융권의 건전성 지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연체 전환 차단을 위한 사전 관리 시스템 고도화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연체율은 금융소비자의 상환 여력이 구조적으로 취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경기 상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취약차주들의 연체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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