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가 달리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GTX는 '게임체인저'로 불리며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멀게만 느껴지던 서울로의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만큼 집값에 긍정적일 수 있어서다.
GTX-A 운행으로 경기도 동탄·파주와 서울의 경계가 허물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TX-B·C는 인천 송도와 경기도 남양주·양주·수원·안산으로 그 범위를 넓히게 된다.
다만 GTX-A가 개통 1년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GTX가 부동산 시장을 춤추게 할 폭발력은 잠재돼 있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니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A 노선 개통 1년간 누적 이용자는 77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 30일 운행을 시작한 수서~동탄 구간은 410만 명이 이용했고 12월 28일부터 달린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3개월 동안 360만 명이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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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평균 이용객은(평일 기준) 작년 4월 초 7700명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말에는 6만2000명으로 8배가량 증가했다.
서울로의 이동이 빨라진 만큼이나 가파르게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다. 파주에서 서울역으로 이동하는 시간은 GTX 개통 전 지하철 46분, 광역버스 66분에서 개통 뒤 22분으로 단축됐다. GTX 개통 전 75분이 걸렸던 수서~동탄은 이제 21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GTX-A의 이동 속도와 이용자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값 통계를 보면 GTX-A 수혜지인 경기도 화성시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2.78% 상승했고 파주시는 0.36% 하락했다. 화성시는 같은 기간 전국 오름폭 0.25%, 경기도 상승률 0.91%를 웃돌았으나 크게 뛰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것과 함께 아직 일부 개통이 이뤄지지 않은 영향으로 보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GTX-A는 아직 완전 개통이 아닌데도 만족도가 상당히 높고 서울 인구를 분산하는 효과도 분명하다"며 "삼성역 등 도심 구간이 완전히 개통되면 이런 효과가 더 커지고 더 많은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가 밀리고 있는 GTX-B·C 노선 수혜지도 한때 집값이 들썩들썩했으나 지금은 잠잠하다.
GTX-B는 최근 국토부에 착공보고서가 접수됐고 이르면 다음 달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실시계획 승인·고시가 이뤄졌지만 자금조달 차질, 공사비 인상 등의 문제로 사업이 지연됐다. GTX-C 노선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진척이 더딘 상태다.
윤 위원은 "철도는 계획 발표와 착공, 개통 때 부동산 시장을 미치는데 일단 발표로 한번 요통을 쳤고 착공에 들어가면 또 한 번 적극적인 반응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은 착공 지연으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TX-C 노선까지 모두 공사를 시작하면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