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생산 기업들,'초고순도' 확보 경쟁

입력 2009-08-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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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븐-나인' 확보에 집중…과도한 순도 경쟁 지적도

삼성, LG, 한화 등 대기업들이 태양전지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사업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기업들이 최고 순도의 폴리실리콘 제조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이는 통상 태양전지 원료로 사용하는 '나인-나인(99.9999999%, 불순물 함량 1억분의 1)'을 넘어 부가가치가 더 높은 반도체 재료로 사용되는 '일레븐-나인(99.999999999%, 불순물 함량 100억분의 1)' 생산에 나설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일레븐-나인'은 현재 폴리실시콘 제조업체들이 생산하는 최고순도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폴리실리콘 산업의 선두주자인 OCI(옛 동양제철화학)를 시작으로 한국폴리실리콘, 웅진폴리실리콘, KCC 등의 기업들이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확보에 나서고 있다.

OCI는 지난달 준공한 폴리실리콘 제2공장에서 '텐-나인(99.99999999%, 불순물 함량 10억분의 1)' 품질의 제품 양산에 나서면서 그동안 '나인-나인'에 머물던 제품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특히 일부 제품은 반도체업에서 요구하는 눈높이인 '일레븐-나인' 수준까지 생산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순도가 높을수록 태양광 전지(셀)의 에너지전환율이 높아진다. 지금까지 태양전지에 사용된 폴리실리콘은 '식스-나인'에서 '나인-나인' 수준이었으며, 반도체 재료로는 '일레븐-나인'의 제품이 사용됐다. 따라서 기술진입 자역이 높고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소수업체만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중국 등 후발사들의 경우 아직 '식스-나인' 정도에 머물러 있는데 이 정도의 품질이면 셀에서 전기로 전환할때 산출량(yield)이 확 떨어진다는 게 OCI측 설명이다.

올해 말까지 시범생산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한국실리콘도 '일레븐-나인'의 폴리실리콘 개발에 성공, 초고순도 제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실리콘 관계자는 "외국 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일레븐-나인' 폴리실리콘 개발에 성공했다"며 "오는 10월 연 3000t 규모의 여수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웅진폴리실리콘도 내년 3분기 공장이 완공되면 '일레븐-나인'의 폴리실리콘을 양산할 계획이다. KCC는 '나인-나인' 품질의 폴리실리콘을 내년 1월부터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폴리실리콘의 품질을 높이는 것은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공급과잉으로 수요자들의 요구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폴리실리콘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1년 안에 본격 양상 체제에 나서는 기업들을 감안하면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라며 "수요자의 입맛이 까다로워진 만큼 중국 선텍을 비롯해 해외업체들도 품질을 높이는 것으로 글로벌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폴리실리콘 시장이 공급과잉이지만 초고순도 제품일수록 수요자들의 호응이 좋기 때문에 수요처 확보에도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도체 재료로 사용되는 '일레븐-나인'의 제품 양산은 과도한 경쟁이라는 지적이다.

OCI 관계자는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 시장은 대부분 태양광 분야"라며 "현재의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순익을 희생하면서까지 반도체만큼 높은 수준으로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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