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을 비롯한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전국 50개 지방자치단체의 물가업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실시하고 공공요금을 비롯해 지방 물가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지하철과 시내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을 비롯해 상·하수도료, 도시가스요금, 문화시설입장료, 고등학교납입금 등 지방공공요금 11종에 대해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추석을 한 달 앞두고 지자체 물가관리담당자들과 함께 안정된 추석물가를 위해 적극 임하고 있다"면서 "물가업무 담당자들 간에 상호협력체계를 강화하고 물가관리 성공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현장에 부합하는 물가대책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농축수산물 수급대책과 개인서비스가격 안정방안을 비롯한 종합적인 추석물가대책을 마련해 다음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이처럼 예년보다 서둘러 추석 물가안정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올해 농축수산물의 작황이 예년보다 좋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물가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2%가 상승해 6개월만에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지난 7월 전년동월대비 1.6% 상승하며 다소 안정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급증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여름철 장마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게 크게 작용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전월보다 1.5%나 상승해 전년동월대비 4.9%나 급등했고, 식료품도 전월보다 0.6%, 전년동월대비 4.5% 각각 상승하며 서민들의 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더욱 확대된 것은 최근 석유류 가격이 상승하고 계절적으로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상승한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추석기간 제수용품을 비롯한 다소비품목을 중심으로 비축물량을 대거 공급하는 등 수급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개인서비스가격도 상승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다행히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평년보다 작황이 좋은 편이고 시기적으로도 출하가 많이 되는 시기여서 추석을 앞두고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세와 더불어 추석기간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 가능성이 큰 만큼 보다 세밀한 수급대책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소비품목에 대해 보다 세밀한 수급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