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실적 구조가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불균형이 장기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매출 상승=영업이익 상승’이라는 공식이 한번도 깨지지 않았던 통신시장이 올해 2분기부터 많게는 50% 이상의 적자를 내는 기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영업이익은 기업의 주요 영업 활동에서 생기는 이익으로 매출액에서 매출 원가, 일반 관리비, 판매비를 뺀 나머지를 나타내기 때문에 매출, 당기순이익 등과 함께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구조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가입자 유치의 최전방에 포진한 인터넷 사업자들은 영업이익 하락폭이 점차 커지며 더 이상 발을 뺄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올해 3분기 LG파워콤은 전년 동기 대비 50%, SK브로드밴드는 2억원에서 -409억원까지 영업이익이 뚝 떨어졌다. 대기업 경영 실적이라고 하기엔 최근 통신업계 행보는 '속빈 강정' 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업체들을 보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9% 증가한 것을 볼 때 내실을 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과 마케팅 중심의 통신시장과 유사한 자동차 업계도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 공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1.9%, 영업이익 5.8% 각각 상승했고, 현대차도 매출 감소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통신요금 인하 정책과 컨버전스, 통합상품 출시 등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영업이익 역시 여전히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영업이익 개선이 가장 큰 관건이지만 업계의 치열한 경쟁관계가 지속되면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 스스로 과다 경쟁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