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내년도 감세정책을 놓고 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부자감세'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여권은 감세정책이 부자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부자들에게 대부분 혜택이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운찬 국무총리는 소득세율 인하 재검토 의견을 내놓은 반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정대로 추진 의사를 밝혀 정부 부처 간에도 이견을 보이는 양상이다. 이에 향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11일 끝난 닷새간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자감세 논란이 여야 간 벌어졌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이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내년 감세정책은 부자를 위한 부자감세"라고 힐난하자 윤증현 장관은 "부자감세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분법적 접근은 경계해야"한다고 대응했다.
이날 유일호 한나라당 의원은 "과거에도 이번과 유사한 감세가 있었고 그때는 부자감세라는 말이 없었다"며 "절대액으로 보면 고소득층의 감세가 당연히 많지만 감세율로 보면 저소득층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야권의 논지는 내년 감세정책으로 줄어드는 세수액의 대부분이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기 때문에 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반면 여권은 기본적으로 부자들이 내는 세금의 액수가 많은 만큼 감세되는 절대액이 클 수밖에 없고 감세율로 보면 저소득층이 훨씬 큰 폭으로 줄어든다고 해명한다.
유일호 의원이 11일 대정부질문에서 "감세 자체는 어차피 재정적자 요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는 해야 하지만 편가르기식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자 윤 장관 역시 이에 동의 의사를 밝히며 "가능하면 영세서민층에 좀더 나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운찬 총리는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정부의 내년도 감세정책의 형평성을 비판하자 현재 경제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법인세 인하는 바람직하지만 그 외 소득세율 인하는 다시 검토했으면 한다고 사견을 밝혀 감세정책의 방향전환을 시사했다.
실제로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인세 인하는 기존안대로 시행하되 내년도 소득세율 인하를 유예하고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방인이 검토되고 있어 정 총장의 발언처럼 감세정책이 수정 또는 유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