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전이 격화되면 자연히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기업실적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두 업체의 주가 역시 배당 기대감과 실적 호조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1월 이동통신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스마트폰 비중 확대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우려가 과장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아이폰의 출시 이후 KT의 주가 움직임을 살펴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 동안 단 1.04%(400원) 오르는데 그쳤다. SK텔레콤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같은 기간 1.47%(2500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흘 연속 5.94%(90.50p) 오른 것과 비교할때, 아이폰으로 인해 부각된 마케팅 비용 증가 우려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사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KT는 아이폰에 이어 '쇼옴니아'를 선보일 예정이고 SK텔레콤도 내년 초 '구글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KT의 아이폰 출시에 대응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이번 달까지 옴니아2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여행 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옴니아2의 판촉에 드는 비용만 5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이와 달리 마케팅 비용 증가 우려에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출시 이전 6.5만대의 예약 물량이 1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개통이 될 것으로 예상돼 12월 번호이동 가입자 규모는 증가할 것이나,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일반휴대폰 시장의 경쟁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이 심했던 지난 4~7월 수준으로까지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이폰 출고가는 약 80만원으로 국내 단말기 평균가인 약 39만원보다 고가여서 일반 사용자를 움직이기에는 비싸다"며 "아이폰의 예약판매 규모도 월평균 번호이동 시장의 인원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준이어서 아이폰이 전체 시장을 과열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진창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T의 단말기 라인업에서 보조금 증가를 유발하는 아이폰의 비중은 높지 않을 것이고, 공격적 3G 가입자 전환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의 빅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다"면서 "KT의 아이폰 판매수량이 연간 신규 가입자 수의 10%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어서 전체 마케팅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KT의 3G 가입자 비율이 80% 수준에 도달해서 대규모의 마케팅 비용 증가 가능성은 낮다"며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현 주가 수준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