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법원의 회생안 강제인가 직후 경영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으로 메르세데스-벤츠가 물망에 올랐다.
1990년대 초 쌍용자동차에 엔진을 비롯한 핵심기술 라이선스 생산계약으로 인연을 맺어온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까지도 체어맨W에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비롯한 핵심 기술의 대부분을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공급해 오며 꾸준한 관계를 이어왔다.
업계에선 장외거래로 이뤄진 주식매입이 법원의 쌍용차 회생안 강제인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나아가 한때 엔진 라이선스 생산을 허가하면서 쌍용차의 지분을 보유했다 정리했던 전력을 비춰볼 때 단기차익을 노린 매수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매입한 쌍용차 주식의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쌍용은 벤츠의 승합차 MB-100을 들여와 이스타나로 만들었고 팔았고, 현재 디젤 SUV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커먼레일 엔진의 핵심 기술도 메르세데스-벤츠를 통해 들여왔다.
업계의 이런 추측이 힘을 얻는 이유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미 중국시장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 브랜드와 상대적으로 높은 차 가격을 들고 거대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
이를 위해 최근 작은 배기량의 소형차 개발에 최근 큰 관심을 두고 있기도 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입장에선 중국 SUV시장을 노려 쌍용차를 노려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쌍용차는 회생안 강제 인가 직후 경영정상화 계획을 발표와 함께 매각주간사를 선정, 본격적인 M&A에 나선다는 전략을 발표한 직후 거론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지분 매입에 관해 현재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한편 유력한 매각주관사로 떠올랐던 이태리 피아트는 최근 미국 시장을 겨냥해 크라이슬러에 소형엔진 생산과 관련된 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