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비만약 '슬리머'의 성분인 시부트라민 제제가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개량 신약을 앞세워 올해 해외 수출을 통한 매출 극대화를 꾀하려는 성장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슬리머는 다국적 제약사인 애보트의 '리덕틸' 의 성분인 시부트라민에 메실산염을 부착한 개량신약으로 2007년 발매 후 제품 출시 3개월만에 100억원을 돌파했고 2008년 기준 154억원의 매출을 기록, 국내 대표적인 비만치료제로 급부상한 제품이다.
같은 날 미국 FDA도 시부트라민 제제에 대한 심혈관계 질환자의 금기 신설을 강화하기로 하고 오는 3월경 시부트라민의 위해성·유익성 관련 정보를 검토한 이후 공청회 등을 거쳐 추가 안전조치 등 필요 여부 등에 대해 결정할 계획이다.
시부트라민 성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그동안 줄곧 제기돼 온 바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미국 소비자단체 PC(Public Citizen)는 FDA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애보트社의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약에 대해 심장관련 부작용으로 즉시 시판 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같이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식약청도 지난 22일 이 성분의 안전성과 관련,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우선적으로 의·약사들에게 '심장발작 등 부작용이 우려돼 처방·조제를 자제하라'는 안전성 경고를 내리기로 결정, 오는 26일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약 900억원대로 추정되는 국내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시부트라민 제제는 약 39개 제약사가 시판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중 동일성분 의약품으로 시장1위를 달리고 있는 한미약품 슬리머는 향후 매출에 있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22일 열린 올해 경영전략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국내영업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탈피, 슬리머 등 개량신약을 통해 올해를 해외진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슬리머의 경우 올해 호주(1분기)와 유럽(4분기)에서 시판허가를 받고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안전성 논란에 슬리머의 수출전략도 불투명해졌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보건당국의 처사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