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올 1월 중 온열제품 매출이 전년도 동기 대비 20~50% 정도, 많게는 8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대표적인 온열기구는 전기난로, 전열매트, 온수찜질팩, 휴대용 핫팩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간혹 제품 자체의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적정 온도나 적정 시간 이상으로 사용하는 등 사용상의 부주의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연세SK병원 심영기 원장은 “최근 추위가 계속되면서 열성홍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100명중 4~5명 정도로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은 편이다”며 “내원한 환자들 대부분은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얼룩덜룩하게 변성돼 하지정맥류나 피부알레르기 등으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는데, 대부분 추운 날씨 때문에 습관적으로 난방기구를 가까이 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부 안쪽부터 변성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열성홍반·화상 등 열손상 위험 높아
이 열성홍반은 전기난로 등의 복사열에서 나오는 자외선이나 원적외선 등이 피부세포 DNA에 변형을 일으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리 피부에 붉은 색 그물망 같은 것이 생겨 간혹 하지정맥류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열성홍반은 일반적인 화상과는 달리 피부가 뜨거운 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열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피부 안쪽부터 세포변형이 일어나 생기게 된다. 보통 43~47°C 이상의 열기에 장시간 노출될 때 생기기 쉽다.
◆높은 온도, 장시간 사용 등 부적절한 사용이 주 원인
열성홍반은 보통 ▲사무실 책상 아래 전기난로를 켜 놓고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 ▲가정에서 전기매트 등을 높은 온도로 오래 사용하는 경우 ▲야외활동 중 핫팩을 장시간 같은 부위에 사용하는 경우에 주로 생긴다. 드물게는 노트북을 허벅지에 장시간 올려놓고 사용하다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온열기구 사용이 지나치거나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열성홍반에 그치지 않고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부주의로 전기난로에 피부가 직접 닿거나 술 마신 후 전기매트를 켠 채 잠든 경우, 뜨거운 전기방석에 오랫 동안 앉아 있을 때, 온수매트의 뜨거운 물이 새어 나왔을 경우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온열기구 사용으로 피부가 불긋불긋해졌을 때 일시적인 증세라면 피부에 직접 열을 가하는 온열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마사지나 다리 로션을 발라 피부를 진정시키면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된다면 레이저 시술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므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피부에 직접 화상을 입었을 경우 찬물이나 팩을 이용해 열기를 식혀주고, 바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상처가 심해지거나 덧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용법 확인하고 주의사항 준수해야
열성홍반이나 화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올바른 열기구 이용습관이 중요하다. 추운 바깥에서 돌아왔을 때 히터 등을 가까이서 바로 쬐지 말고 먼저 따뜻한 방이나 사무실에서 체온을 천천히 올리는 것이 좋다.
또 전기매트나 핫팩 등을 사용할 때는 옷이나 담요를 이용해 피부에 바로 닿지 않도록 하고, 영유아나 피부가 약한 사람들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술을 마신 후에는 감각이 둔해져 온도가 높이 올라가도 모르고 자다가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각 제품의 주의사항을 숙지한 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전기난로는 적정거리(최소1m 이상)를 유지해야 한다. 또 전기매트는 완전히 접어서 보관할 경우 열선이 꺾여 단선돼 화재나 감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소비자 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전열매트류 관련 안전사고(273건) 중 전열매트 화재로 인해 발생한 인적 피해는 총 100건으로 그 중 화상이 81건, 감전이 10건에 달했다.
온수매트나 온수찜질팩은 사용 중 간혹 뜨거운 물이 새어 나와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사용 전 누수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