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가 지난해 11월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수백억원대의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9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 투자 유치 대상도 국내 금융권에서 해외 펀드회사로 바뀌는 등 상황이 그리 여의치 않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3일 티맥스소프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해외펀드회사로부터 450억원의 투자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투자가 성사된 건은 전혀 없는 상태다.
당시 박대연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투자가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거의 임박한 상태”라며 자신감을 보였었다. 이에 대해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검토할 사항이 많아 투자 유치 건이 다소 연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5월에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300억원의 투자 유치를 포함한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받겠다고 밝혔었다. 투자 시기는 상반기 안으로 못 박았었지만 이 역시 이뤄지지 못했다. 9개월 동안 아무런 소득이 없었던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티맥스소프트처럼 부채 비율이 높은 회사가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며 “해외펀드회사로 눈을 돌린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투자유치를 받으면 국내 금융권에서 투자를 받는 것보다 경영권에 더 많은 제약이 생기고 이자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에 발표될 예정이었던 티맥스윈도는 아직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음달 폰’으로 불렸던 아이폰보다도 출시 일정이 더 미뤄지고 있는 셈이다. 티맥스윈도의 출시는 지난해 4월에서 7월, 그리고 다시 12월로 연기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문진일 티맥스코어 대표는 “당초 11월에 티맥스윈도를 발표하려 했지만 호환성 테스트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며 “12월에는 티맥스윈도 9.1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완성되지도 않은 티맥스윈도 9.1 10만 카피를 올해 1월 국내 한 대형업체에 공급할 것이란 발표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티맥스윈도 9.1이 임베디드용으로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공급 계약이 체결돼야 선을 보일 수 있다”며 “현재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및 건물 매각 작업은 상황이 다소 나은 편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최근 분당의 R&D센터 건물을 매각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매각 대상과 정확한 매각 금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판교 부지 매각은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박종암 대표가 “판교 부지를 우림건설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티맥스 측은 “판교 부지에 설립되는 분양 시설의 30%를 매각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최근에는 정확한 매각 유형은 밝히지 않은 채 “판교 부지를 처분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 상태인 우림건설이 타맥스의 판교 부지를 매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나름대로 매력적인 부지이기는 하지만 최근 경기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