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라마단의 금식기간은 연중 소비가 가장 활발하다. 금식기간이기 때문에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최근 UAE 원전 수주 이후 중동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꼭 알아야할 중동 비즈니스 문화코드 5선’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코트라가 최근 발간한 ‘중동・북아프리카 비즈니스 & 문화 가이드’는 현지 주요 11개국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 직원들이 생생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와 맞물려진 문화 코드를 분석하고 있다.
김용석 코트라 중앙아시아 CIS 팀장은 “중동의 삶에 녹아든 이슬람 문화코드만 잘 활용해도 비즈니스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 최대 소비시즌 ‘라마단’을 노려라
보고서에 따르면, 라마단이 금식기간이기 때문에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오히려 연중 소비가 가장 활발한 시기가 라마단 기간이다. 식품류는 물론 전자제품, 자동차 등 대대적인 할인행사도 라마단을 전후로 열린다.
모로코 현지 유통기업에 따르면 라마단이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TV와 냉장고의 판매가가 평균 20% 증가한다. 중동 최대시장인 사우디에서는 라마단이 끝난 직후 전자제품, 자동차, 의류 등 생산소비재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연간 매출의 30~40%가 이 때 달성된다.
이에 따라 각국 수입업체들은 라마단 특수를 잡기 위해 라마단 시작 2~3개월 전부터 수입량을 크게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동에서도 한류는 통한다
한류가 동남아를 지나 중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6년 방영된 ‘대장금’에 이어 지난해 이란에서 방영된 ‘주몽’은 85%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몽타임을 만들어 낼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LG전자는 작년 7월부터 주몽의 주인공인 송일국을 이란전역에 내보내기도 했는데, 그 결과 LG 평판 TV와 AV 제품이 각광받으면서 LG LCD TV 점유율이 2위까지 치솟았다.
이란, UAE, 이스라엘 등으로 번지고 있는 한류는 전자제품, 자동차, 건설, 최근에는 아부다비 원전수주로 높아진 한국 이미지와 함께 중동시장 진출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 중동에서 ‘빨리 빨리’는 금물
한국 사람이 ‘빨리 빨리’로 유명하다면 중동 사람은 그 반대다. 중동 사람들은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재촉당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한다.
미팅 약속을 사전 통보 없이 지키지 않거나 30분~1시간씩 늦는 것은 다반사. 인샬라(신의 뜻대로)라고 말하며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거나 약속을 잡는데도 시일을 오래 끄는 경우도 있다.
중동 바이어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3가지인데 ‘인샬라’는 최선은 다하되 결과는 알라에게 맡기겠다는 좋은 의미지만 간혹 약속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방편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부크라’는 ‘내일’이란 뜻이나 ‘가능하면 빨리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상담할 때는 바로 내일 당장 주문할 것처럼 하다가 막상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다시 확인해 보면 ‘브크라’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말라쉬’는 원래 ‘괜찮다’ 혹은 ‘이해해 달라’라는 의미인데 실제 주문의사를 밝힌 후 몇 달이 지나도 이행되지 않아 전화하면 바이어들이 곧잘 ‘말리쉬’라고 말한다. ‘노력했으나 되지 않았으니 이해해 달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 중동 바이어는 만나서 설득해라
손님을 중시하는 이슬람 문화의 특징은 비즈니스 사회에서도 적용된다. 중동 바이어는 팩스, 이메일보다는 전화를, 전화보다는 면대면 상담을 중시한다.
이는 선물문화로 이어져 정부관리, 바이어들과 친분을 쌓는 데 간단한 선물이 좋은 성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자주 출장 가서 직접 만나고,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등 비즈니스 스킨십을 늘려 바이어의 마음을 얻는 게 어느 지역보다 중요한 곳이 중동이다.
◆중동의 新소비주체, ‘모던걸’을 노려라
최근 개방 확대와 법률 개정으로 여성의 사회참여가 확대되면서 미용, 패션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여성시장이 생겨나고 있다.
이집트 여성들은 자신의 차, 컴퓨터, 핸드폰, 화장품을 찾는데, 이는 이들 제품의 관세율 인하로까지 이어졌고 글로벌 기업들의 이집트 진출을 확대시키고 있다.
알제리에서는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을 중심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한 등 이슬람 여성이 경제주체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다.
김용석 팀장은 "이밖에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종교적인 금기사항에 대한 숙지가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