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경영계획약정(MOU)를 순차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경영에 관여치 않겠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동시에 향후 외국계 투자자들의 지분 참여를 독려키 위한 작업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합병 추진 이전에 우리금융지주와 우리, 경남, 광주은행 등 3개 은행을 경영계획약정(MOU) 체결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상반기 중에는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을 개정해 정부 지분율이 30% 미만으로 하락하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MOU를 해제한다는 조항도 넣을 방침이다.
금융계는 정부가 이처럼 우리금융 관련 MOU를 해제하는 방침에 대해 향후 지분 매각 당시 외국계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함으로 분석했다.
합병 후 정부가 MOU를 통해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어, 향후 예보의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외국계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예보는 우리금융을 대등합병 방식으로 민영화를 한다고 해도 지분율상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합병이 유력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와 합칠 경우 예보의 보유 지분 66%는 전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각각 27%와 47%로 줄어든다. 여전히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에는 변함이 없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정부가 신설될 금융지주사의 지분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결국 정부는 외국계 투자자들을 위해 MOU를 풀거나 향후 신설될 금융지주사의 주주권도 포기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서 예보와의 MOU를 순차적으로 푸는 등 정부가 신설될 금융지주사에 대해 경영관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 정부가 일체 지분을 보유하지 않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며 "향후 정부의 지분 관리와 보유 여부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의 성패가 갈라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