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가 성장과 함께 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면서 출국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및 식품 등 핵심제품의 물가 상승으로 아시아 각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의하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전문가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시중은행 지급 준비율을 높이는 등 아시아 도처에서 인플레이션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원자재 및 식품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의 상승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부채질하고 있다.
호주의 지난 1분기 주택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호주의 8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무려 20%나 상승했다.
아시아 경제는 현재 활발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인 구매관리자(PMI) 지수는 대만, 호주 및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홍콩의 소매점 판매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출국전략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아시아 각국정부는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이 자국의 수출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해 출구전략 시행을 꺼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UBS자산관리의 토마스 카에기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중앙은행들이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한국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7.8%를 기록하는 등 빠른 발전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금리인상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 시행 타이밍을 놓치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각해지는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6% 상승했고 인도네시아의 소비자물가도 3.9%나 올랐다. 대만의 물가도 3% 올라 아시아 각국의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부동산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호주도 부동산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규제안을 내놓고 있다.
호주정부는 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한 혜택을 대폭 줄였으며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해외 부동산구매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호주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멜버른의 주택가격은 지난해부터 27.7%나 상승했고 시드니가 21%, 퍼스가 15% 각각 올랐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안 뱅크(NAB)의 롭 헨더슨 호주경제팀장은 “호주의 부동산 가격상승은 충격적인 결과”라면서 “호주 연방은행은 경제성장이 평균을 넘어섰다는 것을 인정하고 금리인상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