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아이패드로 연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애플의 독주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상 소프트웨어인 플래시로 잘 알려진 어도비의 케빈 린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5일(현지시간) 자사의 플래시 기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애플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가 공동으로 애플의 반독점 위반 여부를 조사할 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다음날이다.
린치 CTO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애플이 건전한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마치 19세기 철도회사들이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썼던 방법들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어도비의 플래시가 호환되지 않도록 한 것은 19세기 철도회사들이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사와 호환되지 않는 규격을 만들었던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애플은 인터넷이라는 정원에 담장을 쌓고 있다”면서 “애플의 폐쇄주의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린치 CTO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29일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의어도비 기술을 비난한 데 따른 반격으로 풀이된다.
잡스 CEO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어도비의 플래시 적용을 금지한 것은 아도비의 플래시가 기술적으로 결함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해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초 아이폰 4.0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배포하면서 어도비의 플래시가 아이폰에 적용되는 것을 막았고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이 구글 등 타사 운영체계와 호환되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에 대해 미국의 감독 당국은 애플이 개발자들로 하여금 애플의 운영체제와 경쟁사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및 리서치인모션(RIM)의 운영체제 중에서 양자택일하도록 강요해 공정한 경쟁질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퍼스널 컴퓨터의 뒤를 잇는 컴퓨팅 플랫폼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유력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로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가는 데 대해 우려한 것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과 아이팟터치를 8500만대 이상 판매했으며 지난달 선보인 아이패드는 출시 한 달 만에 1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한편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반독점 위반 문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MS의 경우 자사의 운영체제인 윈도에 미디어플레이어와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았다가 지난 1998년 미 정부에 의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됐고 지난 2004년에는 유럽연합(EU)에 같은 혐의로 5억유로(약 7318억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