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독일발 악재다. 파생상품과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naked short selling) 금지는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반영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독일 금융감독위원회(BaFin)는 18일(현지시간) 국채 신용부도스왑(CDS)과 대형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럽증시는 상승했지만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등 미국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 여파는 19일 아시아시장에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일본증시 닛케이지수는 오전장에서 1.6% 하락했고 싱가포르 ST지수는 1.2%, 대만 가권지수 0.7%, 중국 상하이지수가 0.7% 빠졌다.
MSCI아시아태평양지수는 1% 하락해 115.33을 기록하고 있다.
독일발 악재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외환시장. 유로는 2006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 대비 1.22달러선이 무너지는 치욕을 겪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159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상품시장도 초토화되고 있다. 배럴당 70달러선이 무너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아시아시장에서 낙폭을 확대하며 1.6% 하락한 68.31달러를 기록 중이다.
구리 선물 역시 3개월물 가격이 3% 가까이 하락해 t당 650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발 악재 여파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BTIG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번 조치에 대해 투자자들은 무엇인가 또다른 악재가 있을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혔다"면서 "시장은 패닉 상태로 신뢰감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독일 금감위는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유로화 표시 채권의 예외적인 변동성 때문"이라면서 "강력한 공매도가 가격 변동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금감위는 또 "이번 조치는 전체적인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금감위의 조치가 시장 불안을 더욱 키웠다고 지적한다.
사우스웨스트증권의 마크 그랜트 이사는 "독일 금감위의 조치는 펀더멘털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대한 실수"라면서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독일은 금융시장을 통제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